매출 16% ↑…'계륵'신세 탈피
전동수 대표 '일류화' 해법 주효
기술개발 통한 제품경쟁력 주력
"큰 그림·과감한 투자는 안보여"
전동수 대표 '일류화' 해법 주효
기술개발 통한 제품경쟁력 주력
"큰 그림·과감한 투자는 안보여"
5일 삼성메디슨(대표 전동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내부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앞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을 이어가 오는 2021년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 선두로 올라선다는 비전이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매출 3026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6% 성장해 2011년 삼성 인수 이후 줄곧 20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3000억원대에 도달했고, 252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도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지난 2016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 전동수 대표의 '일류화' 해법이 통했다고 평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작년 실적에 대해 전 대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제 겨우 사업을 정상화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세계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은 약 60억달러(약6조4000억원) 규모로 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70% 이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세계 시장 6위권인 삼성메디슨의 점유율은 5%대다. 회사 측은 글로벌 상위 300대 병원에 고급형 제품을 공급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개도국에 보급형 공급을 늘리는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경쟁력 확보에 계속 공을 들인다.
이달부터 삼성메디슨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떠난 판교 사옥으로 이전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함께 근무한다. 기술개발 시너지를 높이고 기존 사옥 매각 자금을 투자해 신개념 초음파 제품 개발에 나선다.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고정형 초음파 진단기가 대표적이다.
삼성메디슨 입장에선 삼성전자의 '후방지원'이 아쉬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에서 시장에 출시한 디지털 엑스레이 제품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줄곧 개발해 온 전신형 CT와 MRI는 출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이동형 CT와 사지용 MRI 등 특화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정면승부가 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이 세계 기업과 경쟁할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룹 차원의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투자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삼성메디슨 측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이나 상장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당분간은 대규모 투자 유치보단 내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디지털 엑스레이 업체 '레이' 인수를 시작으로 2011년 메디슨과 미국 의료진단기기 업체 '넥서스' 등을 연이어 인수했으나, 2013년 미국 CT 전문업체 '뉴로로지카' 인수를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M&A를 하지 않았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선 단기간에 제품 경쟁력과 시장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의료기기 산업 진출에 대해 업계에서 많은 기대를 했지만, 생각보다 큰 그림이나 과감한 투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메디슨의 초음파 진단기 사업의 성패가 그룹 차원에서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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