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터 혁신, 창의적 역량개발이 핵심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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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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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터 혁신, 창의적 역량개발이 핵심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 와 있다. TV를 켜면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죽 나열해 주고, 휴대폰에서는 내가 좋아할만한 뉴스가 자동으로 뜬다. 걸어가면 근처의 맛집이 차례대로 제시된다.

이렇게 소비자로서는 점점 편해지고 있지만,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이 다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하는 일이 변해야 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서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대다수의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온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화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일터에서의 생산방식이나 업무수행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업에서 일터혁신은 이제 필요없다고 한다. 이미 자동화 기계와 로봇으로 생산방식이 변화됐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담당해야 할 직무나 업무에 혁신이 별로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그저 서비스업에서나 일터혁신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단기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생각이다.

또 다른 학자들은 사람이 수행하는 일자리는 결국 인공지능, 자동화 기계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기계세나 로봇세를 걷어 이를 일하지 않아도 지급되는 기본소득으로 지출하면 된다고 한다. 또 산업혁명 이후에 생산성은 수 천배 향상됐지만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동화와 로봇 등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하더라도 여하튼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그렇게 될 지는 확신할 수 없다.

미래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기에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근로자가 수행하는 일이나 직무의 내용이 계속 바뀌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변화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생학습과 평생훈련이 더욱 중요해졌다. 기술과 지식은 빠르게 진부화돼 가고 있으며, 과거처럼 생각없이 반복작업을 계속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일은 자동화기계나 로봇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만간 회계 업무나 변호사 업무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상황이나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이러한 경우는 기존의 정보나 지식으로 처리하기 어렵게 되고, 결국은 창의적인 인간이 그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인간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과정에 대해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직무환경의 변화도 필요하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회사의 사무실은 자유분방하고, 심지어는 어지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창의적인 생각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인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하는 기업의 모습이다.

더불어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기업은 구성원들의 창의성과 혁신적 사고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학습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그러한 서비스를 찾아내고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인공지능이나 기계·로봇과 인간의 협업과 상생이 강조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능력이 너무 뒤떨어진다면 협업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최근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됐다. 일부 특례업종이 있기는 하지만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기업들이 여기에 익숙해지려면 시간도 흘러야 하고, 어려움도 감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의 단축은 단순한 실업문제 해결만이 아니라 미래에 다가올 일자리 공유에 대한 초석으로 작용할 것이다. 직무수행 자체가 학습이 아니라면 근로시간은 줄이고, 학습시간은 늘릴 필요가 있다. 여유와 느림 속에서 새로움과 혁신을 찾아낼 수 있다.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에서의 교육과 훈련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일방적인 주입식 암기중심의 교육을 받았는데, 직장인이 된 다음에 바로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렵다. 소집단 활동을 통한 품질 향상도 쉽지 않으며, 계속되는 혁신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도 어렵다. 객관성과 공정성만을 강조하는 계량화된 점수와 평가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창의성이나 혁신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일터혁신은 단순한 일터환경 개선이나 교육훈련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빠른 속도로 향상되는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로봇세나 기본소득과 같은 소극적인 대응이 아니라 지속적인 학습과 훈련을 통한 창의적인 역량개발을 위해 개인과 조직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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