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3000억원 투입
중입자 치료시설 마련 계획
중입자 치료시설 마련 계획
오는 2022년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꿈의 암 치료'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29일 연세의료원(의료원장 윤도흠)은 일본 도시바와 중입자 치료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까지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중입자 치료 시설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의 암 조직에 투사하는 장비다. 중입자는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주변 조직 손상 없이 암 조직만 사멸시킨다. '날카로운 명사수'라는 별명을 가진 중입자 치료기는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암 치료 장비로 평가받는다. 중입자는 기존에 암 치료에 사용되던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이 3배 이상 높다. 치료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로 치료 횟수가 적다. 치료기간도 5∼7주에 달하는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초기 폐암은 1회, 간암은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도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세브란스병원 중입자 치료 시설은 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 자리에 지하 5층, 지상 7층, 연면적 약 3만5000㎡(약 1만평) 규모로 건축되며, 완성되면 연간 1500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치료기 반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토목공사를 하는 동안 설계를 완성해 건축공사를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기계 값만 약 1500억원에 달하는 최고가 의료 장비로, 전체 2000톤 규모의 장비를 설치하는 데만 2년 이상이 걸린다. 국내 기업인 DK메디칼솔루션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물류와 설치 작업, 각종 인허가 등을 지원한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일본이나 독일로 중입자 치료를 받으러 가고 있다"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암 치료 장비인 중입자 치료기를 최초로 도입해 공적인 의무를 다하고 환자 중심의 암 치료 혁신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입자 치료기는 1994년 처음 도입된 이래 현재 전 세계에 총 10대가 운영되고 있다. 연세의료원에 도입되는 중입자 치료기는 세계 최초로 두 개의 회전 갠트리 치료실과 한 개의 고정식 치료실로 조성된다. 회전 갠트리 시설은 360도 회전을 통한 모든 각도에서 중입자 조사가 이뤄져 정상 장기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고 치료 시간도 단축한다. 이와 함께 도시바의 실시간 영상유도 중입자 치료와 고정밀 에너지 조절시스템, 초고속 3D 리스캐닝 치료기술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중입자 치료 대상은 국내 전체 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폐암과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난치암 환자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고령 암 환자 등 연간 1만 명 이상이 치료 대상이다.
김용배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장은 "중입자 치료는 모든 암종에 치료 적용이 가능하며 특히 골육종, 근육종, 폐암, 간암 등 기존 치료가 듣지 않는 특정 암종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인다"며 "중입자 치료기 도입은 연세암병원의 암 정복을 위한 포트폴리오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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