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중 무역전쟁, 금융부문서 기회 찾자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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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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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중 무역전쟁, 금융부문서 기회 찾자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맞붙었다.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돈다. 미중의 갈등은 작게 보면 '선거운동'이고 크게 보면 '투키디데스함정의 유혹'에 빠진 대국간의 경쟁이다. 인당소득 5만7000달러의 나라에서 철강, 알미늄, 일상용품 등의 전통산업이 관세폭탄으로 부활이 가능할까? 결국 미국의 액션은 단기적으로는 정치행위이고 장기적으로는 2등의 부상에 따른 1등의 잠재적인 공포의 표출이다.

2등의 부상에 대한 1등의 공포가 충돌로 나타나는 것이 '투기디데스 함정'이다. 멀쩡히 가만 있는 아테네를 스파르타가 공격해 전쟁으로 이어졌다. 패권국은 2등국이 치고 올라오면 힘으로 2등을 제거하고 싶은 강한 유혹을 느낀다.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지지율이 야당과 10%나 차이가 나는 데 그냥 손 놓고 있기 어렵다. 외부에 공동의 적을 만들어 관심과 지지율 올리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중의 아킬레스건은 미국은 표심(票心)이고 중국은 고용이다. 인당소득 5만7000달러에는 철강 알미늄 등 3교대산업이 살아 남을 수 없다. 미국이 전통산업의 부활에 목숨 건다면 단기적으로 표심 얻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악수다.

미국이 중국의 무역수지를 건드린 것은 무역수지가 아니라 중국의 고용을 건드린 것이다. 대미수출 1위라는 중국 전자제품은 대부분 OEM과 저가품이다. 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저부가 상품이 수출의 주류인데 여기에 중국의 고용이 달려있다. 연간 1100만명 이상의 신규고용을 달성해야 하는 중국은 수출이 고용에 중요하다.

모든 대국은 제조대국으로 일어서 무역대국으로 융성하고, 군사대국으로 강해지고, 금융대국으로 끝이 난다. 이것이 역사상 모든 패권국이 가는 길이다. 패권국 미국은 이미 제조와 무역대국에서 1등은 중국에 내줬고 군사와 금융에서는 1등이다.

미국이 제조와 무역으로 중국과 승부한다는 건 넌센스다. 그래서 중국이 미국의 500억달러 무역보복에 30억달러의 소심한 보복을 내비치는 것은 의도가 있다. 미국의 무역전쟁 유발은 단순한 무역문제가 아니라 무역, 금융, 외교, 군사에 관한 복합적인 문제다.

중국은 연간 375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보기 때문에 100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는 줄여줄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의도가 단순한 무역수지 축소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의 진짜 의도를 탐색하느라 신중한 것이다.

또한 중국 내부적으로는 트럼프의 요구가 시진핑의 정치입지를 높이는 점도 있다. 3월 양회의서 개헌을 통해 임기제한 철폐를 한 시진핑, 미국이 이렇게 강한 요구를 하기 때문에 임기에 제한을 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할 명분이 생긴다. 결국 트럼프는 '표'를 챙기고 시진핑은 장기집권의 '명분'을 챙긴다.

그런데 고래싸움에 한국이 등 터지게 생겼다. 미중의 무역분쟁의 불똥이 한국으로 떨어졌다. 미중을 최대 교역국으로 하는 한국은 이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미중의 전쟁에서 등 터질 수도 있지만 어부지리를 하는 기회를 노리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의 대중국압박은 제조와 무역이 아니라 금융개방이다. 제조와 무역에서는 이미 미국은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 그러나 금융은 미국이 세계 최강이다. 중국이 제조와 무역으로 벌어간 돈 금융에서 털어가면 간단하다.

미국의 표면상의 요구는 무역이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중국에서 돈 벌어갈 금융을 열라는 압박이다. 이번 양회의에서 중국은 금융업의 추가개방을 선언했고,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버드 출신의 경제부총리와 미국박사 출신 인민은행장을 임명했다. 미국의 창에 중국은 미국통(通)으로 방패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금융개방에 편승해 돈 벌 궁리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2%이다. 삼성전자가 번 것의 절반은 외국인 몫이다. 한국기업을 이긴 중국기업의 주식을 사고, 미국기업을 이긴 중국의 4차산업혁명 주식을 사는 것이다. 미중 간의 고래싸움에 한국이 어부지리 하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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