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신재생에너지 보고서
3가지 처리안 시나리오 분석
유럽·일본 등 로드맵 시행중
한국은 시장 자체 형성 안돼
3가지 처리안 시나리오 분석
유럽·일본 등 로드맵 시행중
한국은 시장 자체 형성 안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의 목표 연도인 2030년에 수명이 다 된 폐 태양광 모듈이 1900톤에 달하고, 2040년에는 8만5000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태양광 모듈 재활용에 대한 법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모정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팀의 '사후 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제조사의 평균 품질 보증 기간인 25년을 적용한 결과, 지난해 33.7톤 수준이던 폐 태양광 모듈이 2030년에는 1868톤, 2040년에는 8만5220톤으로 폭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폐 태양광모듈 재활용 없이 전량 매립 △폐 태양광모듈 가운데 알루미늄 프레임만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매립 △물질 자원화 공정을 거쳐 폐태양광모듈을 처리하는 안 등 3가지 시나리오로 경제성을 분석했다.
폐 태양광모듈을 전량 물질 자원화하는 세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2020∼2029년 동안에는 비용이 191억원, 사회적 편익은 111억원이었다. 비용 대비 편익이 1에 못미치는 0.58에 그쳤다. 하지만 폐 태양광모듈 발생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2020∼2040년 기간을 분석했을 때는 회수물질 판매에 따른 수익과 온실가스 감축 등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왔다. 비용 대비 편익이 2.39로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은 폐 태양광모듈 신고 의무화 등 법제화를 통해 이미 재활용을 하고 있다. 일본도 2016년 환경성 주도로 태양광 모듈 재활용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다.
독일과 미국 등에서는 폐 태양광모듈 리사이클링 시장이 커지고 있다. 벨기에의 PV사이클은 태양광 모듈 수집과 수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 도시바도 태양광 모듈을 기계적으로 파쇄한 뒤 회수 또는 전처리를 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태양광 폐기물의 수거와 회수, 물질 회수 등의 의무화 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폐 태양광 설비 발생량을 조사하는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독일은 태양광 설비에 고유의 등록 번호 부착을 의무화해 폐전기전자등록재단이 유통부터 폐기까지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도 폐 태양광 리사이클링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있지만 법·제도 미비로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리적 훼손이 없이 오래된 태양광발전 설비의 출력을 복원할 수 있는 재사용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국내 폐 태양광 관련 주요 기업은 정부 주도 기술개발 과제에 참여, 기술을 개발 중인 업체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기업에 의해 실리콘계 폐 태양광 모듈의 대량 재처리 공정 등의 특허까지 출원됐다.
모정윤 연구위원은 “폐 태양광 재활용을 위한 기술개발 측면의 연구개발 확대 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수행해 폐 태양광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폐태양광 보증 체계 등을 수립하는 연구도 병행해 신품과 재활용 태양광 패널 간 격차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폐 태양광 모듈 등의 사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돼 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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