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진단 '안정화' 초점
"물가상승 압력 크지 않을 것
통화정책도 완화 기조 유지"
"물가상승 압력 크지 않을 것
통화정책도 완화 기조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가 금리 인상은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한·미간 금리 역전 상황이 발생해도 통화정책은 금융시장 변동성과 물가 상황을 파악해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당분간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므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부채 등 리스크를 살펴가며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한 뒤 "중장기적 관점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해 나가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감안할 때 정책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리기는 어렵다"며 "경기조절을 위한 기준금리 운용의 폭이 과거에 비해 크게 협소해질 수 있기 때문인데 긴 안목에서 새 정책수단이나 정책운영체계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할 경우, 무턱대고 따라가기보다 주식·외환·채권 시장 동향 진단을 바탕으로 시장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미간 금리역전 상황을 단시일 내에 해소하기 힘든 데다, 과거처럼 금리 역전이 대규모 자본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는 게 시장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올해 3∼4회 금리를 올리는데 반해 한은은 1∼2회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아울러 이 총재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위험 요인으로 보고, 산업 및 노동 구조조정과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안 되면 경기개선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 적합성이 높은 정책대안을 적극 제시하는 데 한은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청문회에서 한국 제너럴모터스(GM)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북 군산 경제 지역 지원을 위해 400억~500억원을 긴급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해 한은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중개 지원대출 한도 확대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이 총재는 덧붙였다.
권대경기자 kwon213@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