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청년 일자리와 미넥스트 운동

이희상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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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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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청년 일자리와 미넥스트 운동
이희상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작년 10월 미국 영화계에서 미투 운동이 시작됐다. 미국 영화계의 권력자들이 여배우와 업계 종사자를 성폭행해 왔다는 폭로에 따라 유명 제작자, 감독, 배우들이 지탄을 받으며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은 3달 정도 지난 우리나라에서도 여검사가 상급자이었던 검사장의 성추행을 실명폭로 하면서 시작됐다. 정의를 수호하는 국가기관인 검찰에서조차 권력을 가진 개인의 성추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문단, 연극계, 영화계, 대학은 물론 도지사, 국회의원의 비행의 폭로가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시작된다.

지난 2월 14일에 미국 플로리다 고등학교에서 정신병을 앓고 있던 퇴학생이 전적 학교의 학생과 교사 등 17명을 사망시킨 총기 난사사건이 계기가 되어 미국의 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미넥스트(me next) 운동 역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미넥스트 운동은 총기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와 사회가 대책을 마련해 자신들을 보호해달라는 약자의 호소라는 점에서 미투 운동과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해시태그, SNS, 유튜브, 시위 등을 통해 빠른 시간에 많은 공감대와 동조자를 이끌어 낸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학내 총기 난사사건 범인은 학교에서 소외되거나 경쟁에서 뒤쳐진 10대와 20대의 남자가 주가 된다는 점에서 미투 운동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즉, 미투 운동의 원인이 된 사람들이 차지한 권력을 나쁘게 사용하는 소수였다면, 미넥스트 운동의 원인이 되는 총기 난사범은 자신의 포기와 분노를 총이라는 도구로 사회에 쏘아내는 소외된 약자라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미투 운동과는 달리 미넥스트 운동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거대한 총기산업과 이들을 보호하는 총기협회(NRA)와 정치인들의 저항을 무력화 시키는 것인데 이것이 미투 운동의 제도 개혁이나 문화 운동보다 훨씬 어렵다는 평가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미투 운동을 비교하는 주장들이 있다. 먼저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도 더 넓은 영역에서 미투 운동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경우 '아니타 힐 쇼크' 등으로 이미 정치, 법조, 기업 등 다른 분야에서는 미투 운동이 90년대 이래 전개됐기에 사회 각 분야에서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작동됐지만, 영화계는 아직도 배우 등 종사자의 능력이 권력자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좌우되기 쉽다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제부터의 노력으로 미투 운동의 원인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건전한 양성평등의식, 공정한 평가체계, 소수 권력자의 전횡을 막는 장치 등을 마련하는 제도적 개선이 시작되는 개혁이 이제부터 시작되고, 권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러한 개혁을 받아들인다면 권력자의 성폭행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미투 운동의 원인 해결보다는 미넥스트 운동의 원인 해결이 더욱 어렵다고 판단한다. 물론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학교나 직장에서 총기난사사건의 위협은 거의 없다. 하지만 총기난사사건의 원인인 치열한 경쟁에서 적응하기 힘든 10대 20대의 문제는 우리나라가 더 심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질풍노도와 같은 10대 20대를 무사히 지나도 취업, 결혼, 육아, 내집 마련 등 더 어려운 문제가 앞에 놓여 있어 헬조선이니 N포세대라는 더욱 살벌한 20대 이후를 살아야 하는 것은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청년세대 남자들과 여자들이다.

최근에 정부가 발표한 청년일자리대책은 이런 문제의 해결에 아주 조금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러나 중소기업 취업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개혁, 출산 및 육아 문제, 연금제도 개선, 주택문제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 정말 시급하고 효과적인 개선과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바다 건너 미국의 미넥스트 운동까지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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