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다이어트에 특효약… 연비는 높이고 배출가스 낮춰
'금속 플라스틱 복합체'로 제품 혁신
공정 단순화로 소형화·생산성 향상
자동차 무게 10㎏↓연비는 2.8%↑
업계, 경량화 소재 찾기 경쟁 치열
'금속 플라스틱 복합체'로 제품 혁신
공정 단순화로 소형화·생산성 향상
자동차 무게 10㎏↓연비는 2.8%↑
업계, 경량화 소재 찾기 경쟁 치열
최근 10여 년 동안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바로 다이어트입니다. 세계 각국의 연비 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에 비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대중화는 아직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엄격한 환경기준을 맞추려면 결국 가장 무거운 철의 비중을 줄이고, 차 무게를 가볍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마냥 무게만 가볍게 하다 보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차 성능도 떨어집니다. 그래서 화학업체들은 탄소섬유복합체 등 신소재를 활용한 강화 플라스틱을 대안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아직 철을 대체하기에는 가격이 비싸고, 금속 고유의 성질을 구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부상하는 대체 소재가 바로 금속 플라스틱 복합체입니다.
금속과 플라스틱을 일체화하는 기술 중에는 가열한 두 소재를 동시에 사출해 접합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출 접합 방법은 작고 얇게 소형화할 수 있고, 금속 가공 공정이 줄어들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금속·플라스틱 복합체는 IT산업에 특히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주로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휴대전화 뒷면에 있는 금속 느낌이 나는 고급스러운 케이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럼 서로 다른 두 소재를 어떻게 합칠 수 있을까요. 플라스틱과 금속의 결합을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가공한 뒤 화학 처리를 거친 금속재료가 사용됩니다. 사용되는 금속 성질에 따라 적용해야 하는 금속 표면처리 기술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주로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마그네슘 등 다양한 종류의 금속이 쓰이는데요. 아직까진 가볍고 유연한 성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알루미늄이 대표적인 경량소재로 쓰이고 있지만, 마그네슘과 티탄 금속도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마그네슘의 경우, 무게는 강철과 비교해 22%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더 단단하고 재료 가공이 쉬운 데다 진동 흡수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열에 약하고 쉽게 부식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합금이 개발되면서 주로 자동차, IT모바일 제품, 의료 보조기구 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티타늄 역시 강철 무게보다 43% 가볍고, 강도에서도 알루미늄 합금에 비해 두 배나 강해 항공기, 우주선에 쓰입니다. 또 여러 부식물에 아주 강한 내식성을 지니고 있어 해수 담수화 장치나 조선 분야에도 사용되며 인체에 대한 독성이 낮아 주방용품, 선크림 등에도 사용됩니다.
금속을 제조할 때는 금속 재질의 틀(금형)에 소재가 되는 금속을 녹여 높은 압력으로 밀어 넣는 주조 방법인 '다이캐스팅' 공법과 압출 공법을 통해 바(BAR) 형태로 제작합니다. 여기에 컴퓨터 정밀제어(CNC) 가공을 거쳐 원하는 디자인으로 깎아 냅니다. CNC 공정은 다소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정밀 부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NC 가공이 된 금속 표면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특수 화학 수용액에 요철을 만들어내는 화학적 방법과 레이저를 이용하여 패턴을 형성시키는 물리적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 처리 방법으로는 NMT(나노 몰딩 테크놀로지)라는 기술로, 일본 다이세이 플라스(Taisei plas)에서 개발한 기술로 특수용액을 이용하여 미세 홀을 금속 표면에 형성하고 특수 코팅막을 형성하는 방법입니다. 레이저를 이용한 물리적 표면처리 방법은 금속 표면에 레이저를 이용해 표면을 깎아내며 일정한 반복패턴을 형성하는 표면 처리 방식입니다.
금속과 플라스틱을 결합한 플라스틱 수지에는 주로 결정성 소재가 많이 사용됩니다. 폴리에스터(PBT), 나일론(PA), 폴리페닐렌 설파이드(PPS) 등의 사용이 가장 많습니다. 금속과 플라스틱 복합체의 결합을 오랜 시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기술이 있습니다. 하나는 금속 표면에 형성되는 미세한 구멍으로 플라스틱을 녹여 흘러들어 가서 구멍을 채우는 기계적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금속 표면에 형성되는 코팅막과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접합력을 높이는 것으로 주로 금속과 친화성이 높은 소재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무게 10㎏을 줄이면 연비가 2.8% 향상되고, 이산화탄소는 4.5%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기존 철강 소재보다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강도를 가진 알루미늄 소재가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체 간 경쟁뿐 아니라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과 맞물리면서 경량화는 소재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급격히 성장하는 경량화 기술개발 경쟁에서는 기존 제조방식을 넘어 소재 간 창의적 결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금속·플라스틱 접합 기술을 이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경량화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도움말=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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