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DB, 민간 영역에 제공
표본·맞춤형DB 시장활용 길 터
거래·유통 '플랫폼'도 새로 구축
익명 등 비식별조치 형태로 매매
표본·맞춤형DB 시장활용 길 터
거래·유통 '플랫폼'도 새로 구축
익명 등 비식별조치 형태로 매매
금융위원회는 19일 최종구 위원장 주재로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빅데이터 금융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금융위는 먼저 신용정보원과 보험개발원 등 공공 성격의 금융정보기관에 쌓인 DB를 올 하반기부터 중소형 금융회사, 창업·핀테크 기업, 연구기관 등에 제공한다. 신용정보원의 대출·연체·보증·체납·회생·파산정보와 보험개발원의 개인별 보험계약·사고·보험금 정보가 민간 사업자에 제공되는 것이다.
우선, 3500만명 넘는 고객 정보 가운데 2%(약 74만명)를 무작위 추출한 '표본 DB', 개별 금융회사·기업의 필요에 따라 고른 '맞춤형 DB'가 이를 필요로 하는 사업자에 지원돼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이나 시장 분석 등에 활용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1998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조건·잔액·상환·연체·담보 정보의 5%를 무작위 추출해 이를 민간 사업자들에 제공하고 있다.
민간 영역에서 DB를 사고파는 시스템도 내년 상반기에 시범 운영된다. 이를 위해, 정보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각자 제공할 수 있는 DB를 거래하는 플랫폼이 금융보안원에 새로 마련된다.
주로 은행, 카드 등 대형 금융사가 데이터의 속성, 규모, 이용기간 등의 요약자료를 올리고, 이를 빅데이터 정보가 필요한 사업자들이 자료를 검색하거나 플랫폼에 추천을 요청해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이들 데이터는 개별 신원이 완벽히 삭제된 익명 정보나 개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가명 정보 등 비(非)식별 조치가 이뤄진 형태로 제공·매매된다.
또한 신용정보(CB·Credit Bureau)사에 금융 빅데이터를 영리 목적으로 분석·컨설팅하는 것도 허용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 신용정보법 개정을 추진한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은 CB사들이 금융 빅데이터 산업을 이끄는 반면, 우리나라 CB사들은 규제에 갇힌 채 독과점 시장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금융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보호'에서 '활용'으로 전환하겠다면서 "(아이스 테크니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스케이팅, 봅슬레이, 컬링 등 종목별로 알맞게 빙질을 잘 관리해준 덕분이라고 한다"며 "금융위를 비롯한 정부가 금융 분야의 아이스 테크니션이 되겠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신용정보(CB·Credit Bureau)사, 핀테크 기업과 이 분야 종사자들이 각자 종목에 맞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금융 분야의 데이터 규제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금융이 더 많은 개인을 포용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화 CB사들이 비(非)금융·비정형 데이터를 분석, 여신심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사례로 들었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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