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포럼] 동북아 에너지 협력구도 예의주시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3/2018031902102251051001[1].jpg "[포럼] 동북아 에너지 협력구도 예의주시해야")
동북아지역은 21세기 들어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에너지수요 증가와 동시에 역동적인 급격한 에너지수급구조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동북아지역 총 에너지수요는 1990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기존 이 지역의 대규모 에너지수입국인 한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은 세계 제1위의 에너지 소비국이자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동북아지역에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분의 1 이상이 집중돼 있는 최대 에너지소비지역이 됐으며, 역내 에너지안보 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는 역내 국가 간의 에너지협력이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역내 부존되어 있는 에너지 자원의 공동개발과 효율적인 에너지 수급구조 형성을 위한 동북아 국가 간의 에너지 협력에 대한 논의가 지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미국의 셰일자원 확대와 트럼프 정부의 신에너지 정책과 저유가의 지속, 천연가스와 LNG시장의 확대 등 국제에너지시장의 여건 변화 하에서 한국이 앞으로 동북아 에너지협력에 대해 취할 대응 전략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 에너지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고 수출을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산 에너지의 수출 시장은 한국·일본·중국과 같은 동북아지역이 되고 있다. 미국은 미국의 한국과의 무역적자액 약 20조원을 축소하는 방안으로 한국의 미국산 LNG 추가 도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한국의 가스공사와 SK E&S, GS 에너지등은 이미 미국 LNG를 도입계약을 맺고 도입하고 있으며 3개 회사의 장기계약 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
현재 가스공사는 2016년 전 세계에서 총 3184만7000톤의 LNG를 수입했다. 수입규모별로 카타르 1181만9000톤, 호주 468만9000톤, 오만 424만1000톤, 말레이시아 382만3000톤, 인도네시아(인니) 313만8000톤, 러시아 186만3000톤, 브루나이 136만2000톤, 나이지리아 24만7000톤, 파푸아뉴기니 14만5000톤, 기타 국가에서 52만톤을 들여왔다. 그 중에서 중동산 비중이 과반을 넘고 있어 카타르와 오만 등 특정 지역의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미국산 LNG는 유가와 연계되지 않고 지역 천연가스에 연계한 가격에 LNG를 도입함으로써 유가에 대한 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전략적 관점에서 미국산 LNG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산 LNG 수입물량이 끝나는 시점인 2020년 중반의 상황을 지켜봐야 하며 미국산 LNG의 개발 상황과 기존 수입국과의 가격요소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재 수준을 고려하면 오히려 미국산 LNG가 기존 수입국의 LNG보다 저렴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이 셰일가스로 글로벌 LNG, 천연가스 시장을 주도했으며 이러한 결과로 석유와 가스 초과공급으로 인한 '수요자시장(Buyers' market)'이 초래됐다. 또한 미국은 이전 천연가스 1위 생산국이었던 러시아를 2위로 밀어내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7년 12월 러시아의 북극 야말 LNG 수출개시는 동북아에너지 협력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북극자원 개발과 수출은 2009년 미국 셰일가스에 버금가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 빼앗겼던 천연가스 생산량 수출 1위 자리를 다시 러시아가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전개될 동북아 에너지 협력 구도에서 러시아의 북극자원 개발과 LNG 수출이 가져올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동북아지역 국가들의 가스계약 갱신을 둘러싼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며 한국은 치열한 각축장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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