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21세기 지식도구 `디지털교과서`

[이슈와 전망] 21세기 지식도구 `디지털교과서`
    입력: 2018-03-18 18:00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이슈와 전망] 21세기 지식도구 `디지털교과서`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이번 학기부터 초, 중학교에 디지털교과서가 부분적으로 보급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의 사회, 과학, 영어 과목 디지털교과서가 학교에서 활용된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2~3학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기존의 서책형교과서와 병행해 사용된다.

디지털교과서는 2007년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e-book 형태로 보급됐는데, 2014년부터 2009 개정교육과정의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를 시범으로 운영하면서 현장 적용 및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 그리고 새로운 뷰어 개발 및 AR, VR 콘텐츠를 보강해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디지털교과서는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의 서책형교과서보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훨씬 많아 이해하기 쉬우며, 중요 사항은 하이라이트로 표시하고 메모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검색이나 학습커뮤니티인 '위두랑'을 통해 친구들끼리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 토의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교과서에 포함된 학습활동 지원 기능과 스마트 단말기 기능을 이용해 창의적으로 직접 실생활 문제를 찾아 해결해 볼 수도 있다. 연구학교의 활용 사례를 보면, 농촌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청에 찾아가 담당자와 직접 면담하고 디지털교과서 녹음 기능을 이용하여 기록하며 지진이 났을 때 대피해야 할 건물을 찾아보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후, 스마트기기의 카메라와 GPS 기능을 이용하여 구글 맵에 대피소를 표시하고, 건물 바깥에 지진대피를 할 수 있는 대피소를 표시해 달라고 건물주에 요청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실제 가볼 수 없는 역사 유적지나 우주 등을 배우는 수업의 경우 실감형 콘텐츠가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해하기 어려운 등고선 그림을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등고선의 개수나 간격에 따라 지형의 고저와 기복을 3차원 입체구조로 볼 수 있고, 구석기 시대 움집의 그림을 비춰보면 전체 건물의 구조가 입체도로 제시되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영어 교과서는 어떨까. 우리 세대는 단어 및 발음 기호 암기와 어려운 문법공부에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영어 디지털교과서를 펴면 모든 대화나 지문을 원어민이 읽어주고 모르는 단어에 대해서는 사전 기능도 제공된다. 지문을 따라 읽어가며 녹음도 하고 발음 연습까지 할 수 있다. 자막도 나오고, 해설도 나오며, 심지어는 특정 캐릭터를 내가 대신할 수 있는 역할 놀이도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혹자는 스마트기기의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2014년부터 운영해 온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이러한 걱정이 기우임을 보여준다. 디지털교과서 사용전후를 비교해보면 디지털교과서 사용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 창의성, 정보활용능력, 협업 능력 등이 향상됐음을 보여줬다. 사용자의 만족도 역시 평균 81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혜로운 인간-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한편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로 불리기도 한다. 인류는 도구를 사용해 자연을 극복하고 만물의 영장이 됐다. 서양에서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명 이후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류의 인지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아날로그의 실제 세상보다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고, 인공지능과 어우러져 경쟁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지식 획득을 위한 종이책으로 충분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는 보다 강력한 다른 도구들이 필요하다. 디지털교과서가 그 하나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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