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지영 기자]"최근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약정, 위약금 제도를 포함한 요금제 개편을 세세히 살펴보면 결국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추혜선 의원(정의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소비자시민모임·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과 함께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추혜선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이통사들이 저가 요금제 혜택을 대폭 강화하는 듯 홍보하면서 뒤에서는 유통망 관리수수료 정책을 변경해 고가요금제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겉으로는 요금제 개편으로 통신비 인하에 협조하는 듯 하지만 뒤에서는 통신비 인하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도록 장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추 의원은 "가계통신비 절감은 온 국민의 소망이며,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이지만 가계통신비 절감의 주체가 돼야 할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아무런 대안 없이 기본료 폐지와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아서고 있을 뿐 아니라 통신소비자들에게 고가요금제를 유도함으로써 전 국민적 소망과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대리점에서 유치한 고객이 납부하는 통신료를 사전에 이통사와 약정한 요율에 따라 대리점에 지급하는 관리수수료를 정책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요금제 상관없이 월 요금의 6.15%를 수수료로 대리점에 지급했지만, 개편 이후 월 3만원 미만 요금은 4.15%, 3만원 이상∼4만5000원 미만은 6.15%, 4만5000원 이상∼7만원 미만은 7.15%, 7만원 이상은 8.15%를 적용한다. SK텔레콤은 고가요금제에는 8%를 적용하고, 저가요금제인 5만원 미만의 구간에서는 6%를 적용하고 있다. 고가 요금제를 유치할수록 대리점이 받아가는 금액이 많아지는 구조다.
추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대리점은 저가요금제를 판매하려 하지 않고 결국 현장에서 다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전 국민을 '호갱'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관리수수료 자등지급을 전면 백지화하고 현실적인 수준으로 관리 수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이통사들의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부처에 현장 실태조사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경실련, 참여연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 고가요금제 유도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