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배터리 주도권 확보
국내업계에도 긍정적영향 예상
수주물량 앞세워 가격인하압박
원가 맞춰 수익성 확보가 관건
국내업계에도 긍정적영향 예상
수주물량 앞세워 가격인하압박
원가 맞춰 수익성 확보가 관건
중국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차등 지급으로 고전하던 LG화학과 삼성SDI가 폭스바겐 배터리 수주로 모처럼 기회를 맞았다. 다만 완성차 업체의 가격 인하 압박을 어떻게 극복, 수익을 낼지가 숙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전기차 양산을 위해 LG화학, 삼성SDI, 중국 CATL 등과 200억 유로(약 26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업체도 조만간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은 이날 2025년까지 적어도 16곳의 전기차 생산설비를 신설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3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유럽, 미국에 각각 5개, 4개, 1개가 배치되고 2020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하면 폭스바겐은 전기차 열풍의 주역인 테슬라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전기차 선두업체로 도약한다.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0만2807대다.
업계는 이번 수주로 LG화학과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 판매량이 약 110만대 수준이고,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거의 납품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약 47만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부진을 만회하기 충분한 양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SDI 역시 헝가리 공장 건설을 마치고 2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도 이번 수주가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까지 포함하면 2025년까지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 규모는 약 400억~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4만3000대에 불과한데, 그만큼 앞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사업본부 매출을 10조원 안팎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작년 전지사업본부 매출이 4조560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매출을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폭스바겐이 대규모 수주 물량을 앞세워 배터리 가격 인하 압박을 하고 있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수익성 등을 고려해 폭스바겐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제너럴모터스(GM)보다 낮은 1kwh 당 100달러 이하로 배터리 공급가격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수주 업체들도 당장은 공장 증설 등 초기 투자에 따른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고 있고, 남은 기간동안 생산·제조기술 개발 등으로 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15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전기차 양산을 위해 LG화학, 삼성SDI, 중국 CATL 등과 200억 유로(약 26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업체도 조만간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은 이날 2025년까지 적어도 16곳의 전기차 생산설비를 신설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3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유럽, 미국에 각각 5개, 4개, 1개가 배치되고 2020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하면 폭스바겐은 전기차 열풍의 주역인 테슬라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전기차 선두업체로 도약한다.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0만2807대다.
업계는 이번 수주로 LG화학과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 판매량이 약 110만대 수준이고,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거의 납품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약 47만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부진을 만회하기 충분한 양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SDI 역시 헝가리 공장 건설을 마치고 2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도 이번 수주가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까지 포함하면 2025년까지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 규모는 약 400억~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4만3000대에 불과한데, 그만큼 앞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사업본부 매출을 10조원 안팎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작년 전지사업본부 매출이 4조560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매출을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폭스바겐이 대규모 수주 물량을 앞세워 배터리 가격 인하 압박을 하고 있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수익성 등을 고려해 폭스바겐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제너럴모터스(GM)보다 낮은 1kwh 당 100달러 이하로 배터리 공급가격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수주 업체들도 당장은 공장 증설 등 초기 투자에 따른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고 있고, 남은 기간동안 생산·제조기술 개발 등으로 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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