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주총대란`… 의결정족수 확보 초비상

중기 `주총대란`… 의결정족수 확보 초비상
김민수 기자   minsu@dt.co.kr |   입력: 2018-03-14 18:00
작년 섀도보팅제도 폐지 여파
영진약품, 감사위원 선임 실패
상장법인들 부결사태 잇따를듯
"전자투표 도입 등 적극 나서야"
다음주부터 상장법인의 본격적인 주주총회가 시작되면서, 주요 기업들이 의결정족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다음주 까지 900여개사가 주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소 벤처기업들이 주총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해 초비상 상황에 있다.

상장사들은 과거 '섀도보팅제도'로 부족한 의결정족수를 채워왔지만, 지난해 말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해 주주 확보에 나선 것이다. 섀도보팅제도는 투자자 대신 예탁결제원이 상장사의 요청이 있는 경우 주총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워주는 제도다.

상장사 관계자는 "영업사원까지 동원해 의결권 확보를 위해 뛰어다니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의결권 확보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코스피상장사 영진약품은 지난 9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 의결에 실패했다.

감사위원 선임을 위해서는 의결권이 있는 전체지분 50.55%의 25%를 확보해야 하지만, 1.2%포인트 가량이 부족해 안건이 부결됐다.

영진약품이 의결권을 모으는 데 실패한 것은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때문이다. 영진약품은 KT&G가 지분 52.45%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 지분은 47.55%에 달한다.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밖에 행사하지 못해 소액주주의 참여 없이는 안건이 통과될 수 없다.

영진약품 역시 주총 자율분산 프로그램 참여, 전자투표, 의결권 대리권유 등 의결권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직 12월 결산상장법인의 1.4%만이 주총을 열었다는 점에서 영진약품 뿐만 아니라 다른 상장사들도 이 같은 부결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주 금요일부터 주총이 대거 열리고, 다음주도 많이 열리는데 주변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섀도보팅제도 폐지로 인해 상장사들의 주총 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지만, 주주친화 경영을 위한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도보팅제도는 폐지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물론 성장통이 있을 수 있다"며 "기업들이 전자투표제 등을 적극 도입해 주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조금 더 확대한다면 의결정족수를 채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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