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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에너지정책, `플랜A`만으론 부족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입력: 2018-03-11 18:00
[2018년 03월 12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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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에너지정책, `플랜A`만으론 부족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한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주로 에너지원의 경제성, 안전성, 환경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고 추진되고 있다. 시대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 그 중요도가 변하며 에너지 정책도 변화가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에너지원 선택기준으로 경제성이 최우선시돼 에너지 생산 비용이 싼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오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석탄 발전과 더불어 에너지 밀도가 높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알려진 원자력 에너지가 각광을 받게 됐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것처럼 값싼 석탄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방출로 인한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궁극적으로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반면에 값싼 에너지원으로 알려진 원자력 에너지는 이산화탄소 방출이 전혀 없어서 기후변화 대응에 긍정적이지만 발전 후 수 백년에서 수 만년에 이르는 장기간 보관 처리해야 만하는 방사능폐기물 처리와 같은 환경문제 뿐 아니라 수년전 일본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지진 발생 시 동반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파손으로 인한 대규모 재앙과 같은 안전성 문제가 큰 위험요소다.

이런 이유로 경제개발이 완성되고 인구 증가가 정체돼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탄과 원자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탈피해 에너지원의 다양성과 조화를 추구하려는 에너지 전환이 추진돼 왔다. 특히, 태양광, 풍력과 같이 환경문제가 없고 안전한 재생에너지가 꾸준히 개발되고 있고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아보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넓은 입지조건이 필요하며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맞춰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선진국과 후진국, 자원보유국과 미보유국, 국토가 넓은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등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선진국이면서 자원보유국의 대표 주자인 미국은 땅이 넓어서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으며 조만간 화석연료와 경쟁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한 비전통 석유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에너지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자원의 블랙홀로 알려진 중국은 개발도상국이며 자원보유국이고 국토도 넓지만 15억 인구가 소비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현재 중국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석탄과 원자력에 의해 공급하고 있으며 전력 생산의 7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엄청난 양의 화석원료 사용은 중국내의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한국에도 큰 미세먼지 피해를 주고 있으며 중국정부에서는 석탄발전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많은 인구를 고려하면 화석연료 소비는 쉽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 전환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원빈국이고 국토도 협소한 한국입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현실은 생각처럼 그리 녹록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전력의 94% 이상이 화석연료와 원자력으로부터 공급되고 있으며 특히, 석탄과 원자력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에너지 믹스의 현실을 고려하면 에너지자원빈국인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다른 화석연료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천연가스(LNG)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에너지 전환에는 경제적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과 또한 에너지 전환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부에서 계획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환경과 안전 비용을 반영한 합리적인 발전단가를 적용해 에너지원의 선택에 경제, 안전, 환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반드시 에너지 사용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 에너지 정의에 부합할 것이다. 플랜 A 만 있어서는 곤란하며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에너지 공급에 한순간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재앙을 의미한다. 당분간은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은 없다. 에너지엔 공짜도 없고 적폐도 없으며 우리가 선택한 에너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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