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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전기차 간접배출 문제 해법 찾아야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 

입력: 2018-03-11 18:00
[2018년 03월 12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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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전기차 간접배출 문제 해법 찾아야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


지난 3월 1일부터 전국 156개 지자체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지방비(440만∼1100만원)와 함께 지급되는 국비 지원금이 올해부터 차량의 성능에 따라 1017만~1200만원 수준으로 내리는 대신 보급물량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 400㎞에 가까운 제2세대 전기차가 시판되면서, 신청 접수 전부터 보조금이 조기 소진될 것이라는 풍문이 돌 만큼 관심의 열기도 후끈하다.

지난해 12월 4일에는 저공해차 판매의무제나 친환경차 협력금제를 규정한 '자동차 등의 대기오염 저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또한, 공공연히 2040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가 거론되는 등 전기차 확산이 탄력을 받을 만한 정책적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이처럼 2018년은 '전기차 굴기'의 해다.

그러나 전기차의 갑작스러운 융기에 대해 에너지정책 전문가들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급정책의 법적 근거인 '대기환경보전법'이나 '자동차 등의 대기오염 저감에 관한 법률안'은 모두 전기차가 온실가스나 대기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제1종 저공해차량, 즉 '무배출 차량(Zero Emission Vehicle)'이라 전제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서울대의 공동연구 결과, 연료 산지에서 바퀴까지(Well-to-Wheel) 전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기차가 휘발유차의 53%, 미세먼지(PM10)는 심지어 92.7%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자동차로서 브레이크 패드나 타이어 마모로 발생하는 비산먼지는 차치해두더라도, 2016년 발전량 기준 45.4%를 석탄발전에 의지하고 있는 전원구성으로 인해, 전기차 충전용 전기 발전과정에서 간접 배출이 상당하다.

이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초미세먼지(PM2.5) 등의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줄이는 금전적 편익이 전기차 1대당 84만원에서 최대 400만원이하라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보조금이나 조세감면 등을 포함 전기차 1대에 지원되는 최대 4200만원(2017년 기준)의 혜택과는 극명히 비교된다. 결국, 무배출 차량일 거라는 전제하에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 저감 '기능'에만 중점을 두고 조급하게 시행돼온 전기차 보급정책은 실효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전제에서 정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전기차 충전용 전기의 간접 배출문제는 잠재된 사회적 갈등을 내포한다. 바로 지역 간 형평성 문제다. 국내 발전소, 특히 석탄 화력발전소는 충남이나 경남 등지의 해안가에 집중 분포돼 있다. 반면 전기차는 주로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대기실 개선에 효과가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최근 전기차 충전용 전기의 간접배출로 인한 환경피해비용이 서울에 비해 충남은 229배, 경남은 134배 높음을 지적했다. 서울에서 깨끗한 공기 마시고자 전기차를 타면, 충남 당진의 누군가는 석탄 분진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그리고 이러한 형평성 문제로 인한 불만은 내연기관차 이용자에게서도 분출될 수 있다. 전기차가 공중부양하지 않는 이상 도로를 달려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기차 이용자는 내연기관차 이용자 부담으로 깔리고 관리되는 도로를 무상으로 이용하는 특권도 누리고 있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교통·환경·에너지세로 부담하는 정도를 대략 kwh당 56.8원으로 환산해 '도로교통이용세' 명목으로 전기차 이용자도 부담해야 공평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 당장은 실익이 없지만, 전기차가 충분히 확산될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공론화가 필요하다. 특히 세금이 공짜라고 생각하고 전기차를 구입했다가 나중에 억울해 할 수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우려 때문에 전기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꺾여서는 안 된다. 자율주행차 등장 등, ICT 전자기기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이동 중임을 고려할 때, 다양한 연관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전기차 산업의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정책적 전환만이 필요할 뿐이다. 현재와 같이 대기 질 개선 수단으로 편협하게 집중하기보다, 전기차와 연관산업이 조화를 이루며 성장하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전기차의 명칭부터 바꾸자. '저공해','무배출','친환경' 차보다 중국처럼 '신에너지 차(New Energy Vehicle)'도 검토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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