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일자리 줄이는 기업들

[최경섭 칼럼] 일자리 줄이는 기업들
    입력: 2018-03-11 18:00
최경섭 경제금융증권부장
[최경섭 칼럼] 일자리 줄이는 기업들
최경섭 경제금융증권부장


200 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중소 제조업체의 A사장. 20여년 넘게 매년 매출과 순익이 늘면서, 한해 십여명 안팎의 종업원을 꾸준히 늘려온 A사장이 요즘 종업원을 줄여여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매년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은 배가되면서 감원은 불가피 하다는게 A 사장의 하소연이다. 기업인들은 현재와 같은 경제기조에서 기업 스스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힘든 구조라고 토로한다. 수출시장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삼성, SK 등 대기업이라면 모를까, 경영여건이나 고용사정이 취약한 중소업체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는 고사하고 기존 인원을 오히려 줄여야 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경제정책이 정상적인 기업경영, 특히 고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새 정부는 일자리확대 대책반을 가동하며, 청년실업을 비롯한 일자리 확대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기업 현장에서는 일자리 확대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기업의 고용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당장,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이 민간 기업체로 옮겨가고 있고, 새해 벽두부터는 전국의 모든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돼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지난 2월에는 근로시간 단축제 법안이 처리되면서, 기업인들에 또 큰 골치거리로 부상했다. 당장,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물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노사간 임금인상 협상은 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용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발등의 불이다. 동일한 인원으로 같은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고, 자칫 양질의 노동자들이 더 좋은 조건의 기업으로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들 정책들이 소득주도성장, 친고용 정책의 핵심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이들 정책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폭증시키고, 기업의 고용구조를 더 악화시키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새 정부가 지난해 공무원 확대, 추경예산까지 동원하며, 일자리확대 정책에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청년실업 문제는 매년, 매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지난 2016년 보다 0.1%포인트 오른 9.9%에 달했다.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이 22%까지 치솟으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 10명 중 2명 이상은 실업자라는 의미다.

문제는 일자리 확대, 특히 청년들의 취업 확대를 위해 매년 범 정부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과거 정부에서 지난해까지 5년간 정부가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해 쏟아 부은 정부 예산만 해도 10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등에서 지원한 규모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돈이 청년실업 해소에 투자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과거 정부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맞춰지기 보다, 공공부문, 예산지원에 너무 쏠려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공무원 수를 늘리고, 청년취업자 기업에 예산을 얼마 더 늘려주는 단기적인 처방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 해소의 해법은 기업에 있다.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 더 많은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정부가 15일 일자리 확대를 위해 특단의 정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청년실업자들에 세제 지원은 물론 직접적인 자금지원 카드도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도 정부가 힘을 보태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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