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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GM 노사 고통동참 절실하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2018-03-08 18:00
[2018년 03월 09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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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GM 노사 고통동참 절실하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 GM이 군산 공장 폐쇄를 선언하면서 사태가 그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을 놓고 그 주변이 요란하다. GM은 생산성은 낮고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강성 노동조합의 탓이라 하고, 근로자는 경영자의 무능을 탓하며 더 강도 높은 임금투쟁을 진행 중인가하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GM으로부터 회계 정보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감시 의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국회나 언론에서는 정부나 금융감독원은 산업은행에 대한 적절한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탓한다. 도처에 저마다 피해자만 가득하다.

한국 GM의 공장 폐쇄결정 이유는 명확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의 포괄 손익계산서에서 GM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1조2679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GM의 지난해 해외 자동차 판매는 52만4547대로 2016년에 비해 12.2%, 내수판매는 13만2377대로 전년보다 26.6% 떨어졌고, 2017년에도 판매는 더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 GM이 2001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주주 구성을 보면, GM과 관계 회사 76.97%, 한국산업은행 17.02%로 2대 주주, 그 다음이 상하이자동차산업 6.02%이다. 3대 주주인 상하이자동차산업은 워크아웃에 돌입한 쌍용차를 2004년에 지분 48.9%, 5,900억원에 인수해 1대 주주가 되면서, 2대 주주 산업은행에 손해를 끼친 관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투자 가치가 큰 SUV 기반 기술을 확보한 이후, 경기 악화와 판매 부진으로 쌍용차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자, 2008년말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2대 주주였던 산업은행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대주주 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원을 거부하자, 2009년 1월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철수해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 쌍용자동차의 2대 주주로 상하이자동차에 그렇게 당한 전력이 있는 산업은행이 한국GM의 2대 주주로서 자본 잠식지경에 이르기까지 회계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한 채 또다시 당하게 될 처지에 있다. 산업은행의 자본금 30조원의 주주 구성은 기획재정부 92.15%, 국토교통부 7.85%이므로, 산업은행의 주주는 한국 국민이다. 한국 GM으로 발생되는 손실은 곧 국민이 세금으로 분담할 수 밖에 없다.

판매 하락으로 누적 적자가 눈덩이 같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임금 투쟁은 가중돼 왔다. GM과 노동조합의 근로조건 합의안 중 하나로 보도된 내용을 보면, 가동률이 불과 20%인 큰 손실 상황에서도 민주노총은 임금의 70%를 받아 낼 정도로 막강한 것이다. 현재 희망퇴직자들에 대해 제시된 액수도 놀라울 뿐이다. 비정규직은 빈손으로 나가지만, 민주노총의 적자들은 퇴직금과 별도로 근무기간에 따라 위로금으로 통상임금의 2~3년치, 학자금 2년치, 자동차 구입비 1000만원 등을 지급받을 모양이다.

1998~1999년 최악의 외환위기 이후, 2016~2017년에는 청년실업률이 각각 9.8%, 9.9%로 최고, 전체실업률도 3.7%로 최고, 실업자도 100만명을 넘어 최고 수준이다. 전체근로자의 절대다수, 즉 89%에 달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잘해야 그들 대기업의 60~70% 밖에 받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좋은 일자리를 파괴하는데 앞장선 GM 근로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왜 국민들이 부담을 해야 하는가? 그들이 과연 피해자인가?

일각에서 한국GM 경영진의 무능을 탓하고, 한국GM이 본사로 터무니없는 이전가격을 지불했다하지만, GM 본사는 한국 시장에 자선사업을 하려 와 있는게 아니다. 그들은 당연히 현재 및 미래 기업 이익 극대화를 위한 행동으로 일관할 것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의 냉정한 경제상식이다. 오히려 정부나 금융감독원은 한국GM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GM과 같은 대기업의 생산직 일자리는 한국에서 좋은 일자리이고, 그러한 일자리는 한번 사라지면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GM 정규직 근로자들이 회사나 서울로 상경해 데모를 할 때인가? 오히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자신들의 적폐를 사과하고, 좋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고통동참과, GM의 한국 공장을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전환하는데 전력투구를 하겠다고 약속해야 도리가 아닌가?

GM 사태에 연루된 모든 주체들-경영진, 근로자,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정부-들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만 멈추라. 그들은 모두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공범들이다. 오직 국민만이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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