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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정상회담, 경제적 측면도 주목해야

 

입력: 2018-03-08 18:00
[2018년 03월 09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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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미국으로 출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이틀만이다.

정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핵 폐기'(CVID)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조차 어느 정도 수긍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오는 4월말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미 성과에 따라 회담의 의제와 그에 따른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상회담을 둘러싼 국내외 여론은 대체로 정치·군사적 측면에 집중돼 있다. 제 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북한이 핵 폐기라는 미끼를 이용해 또다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와대와 여당은 정상회담을 통해 우선 남북교류 재개, 이산가족 상봉 추진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1월 '통일 대박론'을 들고 나와 큰 주목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 '대박'이란 단어조차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과정에서 선택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 통일 대박론은 국내외 언론과 여론의 핵심 관심사였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통일이 대박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결코 허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미 대화가 성사되고 정상회담이 순항하면 남북교류 재개 및 확대에 이어 개성공단 재가동 등이 추진될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쪼들려 왔던 북한 입장에선 우리 측에 최대한 많은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교류 확대 과정에서 우리 측은 내수시장 확대,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 공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중소·중견 내수기업은 물론 내수 중심의 대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얘기다. 게다가 남북 경제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내수기업은 물론 국내 수출기업들도 커다란 시장 다변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남북 경제협력 확대 등이 가시화되면 주식시장에서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이전 사례에서 경험했듯 교류확대 수혜주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다. 또 '유령'처럼 한국 증시에 드리워져 있던 북핵·미사일이란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증시유입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대북 내수기업의 매출·수익 증가→수혜 내수주 중심의 증시 상승→내수기업 투자확대→내수기업 매출·수익 증가'라는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 세계는 보호 무역주의 시대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자국 이기주의와 무차별적인 보호무역 조치에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반격에 나섰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자세를 완전히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보호무역 조치가 글로벌하게 이뤄지면 내수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성과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내수시장은 글로벌 보호무역 시대에 든든한 안전판이 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아주 좋은 경제적 타이밍 속에 열린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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