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DT광장] 사용자 중심 과기혁신 속도내야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 2018-03-05 18:00
[2018년 03월 06일자 35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DT광장] 사용자 중심 과기혁신 속도내야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과학기술혁신의 패러다임이 기술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의 패러다임 하에서는 기존 기술·제품의 한계를 뛰어 넘는 '새로운 히트작' 개발이 주요 과제였다. 반면 이제는 첨단·최고·최신 기술보다도 사용자의 불편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딱 좋은' 기술과 서비스 구현이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기술·제품 그 자체보다도 그것이 최종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활동을 구현하고 있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새로운 혁신방법론으로 도입되고 있는 리빙랩, 디자인 씽킹, 서비스 디자인, UI/UX 등이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기술공급자의 관점이 아닌 일반시민인 최종 사용자의 관점에 서는 순간 과학기술혁신은 새로운 틀을 갖게 된다. 산업발전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넘어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삶과 자연 생태계를 윤택하게 하는 사회적·환경적 가치까지 포괄하게 된다. 또 기술공급자와 사용자가 공동으로 지식을 창출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도입하게 된다.

최종 사용자와 함께하는 혁신모델을 도입하면 현재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연구를 위한 연구', '개발을 위한 개발'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실험실 수준에 그치는 많은 연구개발 성과물을 경제적·사회적 효과를 창출하는 곳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우선 최종 사용자의 참여는 연구자가 놓치기 쉬운 문제 상황과 수요를 구체화하는데 실질적 도움을 준다. 개발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시제품 검증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결과물은 논문이나 시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뿌리내리는 기술과 제품으로 진화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 신뢰가 형성되면 개발자와 사용자는 시장에서 제품을 사고파는 일회적인 거래관계를 넘어서게 된다. 기술을 통해 형성되는 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같이 그리면서 문제해결의 전망을 공유하게 된다. '순환경제'나 '지속가능한 농업'과 같은 사회·기술시스템을 같이 꿈꾸고 만들어가게 된다. 이를 통해 최종 사용자는 개발된 기술을 사용하는 주체, 그것을 알리는 전도사, 충성도 높은 구매자가 되면서 기술공급자와 혁신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사용자와 함께하는 과학기술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기술을 사용하는 주체와 직접 만나야 한다. 특히 집, 공장, 사무실, 학교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사용자를 만나 혁신의 맥락을 이해하면서 공동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찾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는 최근 리빙랩 운동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선도 사용자, 괴짜·덕후, 현장 전문가와 서비스 조직 등 다양한 사용자들이 연구개발 활동에 체계적으로 참여하면서 사용자·현장 지향적 혁신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민생활연구'를 통해 실용화된 휴대용 안저 카메라는 사용자와 함께하는 과학기술혁신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사업은 사용자인 안과의사, 간호사, 지역 의료사회적협동조합이 참여하는 리빙랩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현장 수용성이 높은 제품을 개발했다. 초기에는 사용자와의 협의과정에 많은 공이 들어갔지만 결과적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가의 휴대형 카메라 보급을 통해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안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 리빙랩에 참여했던 이들은 그 제품을 지지하고 개선하는 혁신공동체가 되어 이후 기술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추격형 혁신과정에서 형성된 기존 궤적을 따라가는 기술공급자 중심의 틀은 변화해야 한다. 이제는 해결해야하는 문제와 사용자 필요에서 출발하는 사용자 중심의 관점이 필요하다. 이미 이런 혁신활동은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그리고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스케일 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