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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뭐든지 허용하는 생태계가 혁신벤처 비결

박종진 IT중기부 기자 

박종진 기자 truth@dt.co.kr | 입력: 2018-03-05 18:00
[2018년 03월 06일자 14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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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뭐든지 허용하는 생태계가 혁신벤처 비결
박종진 IT중기부 기자

장거리 이동이 필요할 땐 공유차량 '디디추싱', 간이편의점이나 길거리 식당에서도 QR코드 간편결제 '위챗페이', 갑자기 비가 오면 바코드 한 번에 '공유우산', 자전거가 필요할 때면 언제나 빌릴 수 있는 '모바이크'와 '오포'.

이렇듯 중국 선전에서는 흔한 일상의 풍경이 새로운 물결로 대체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금을 내고 택시와 버스를 타고, 우산이 없으면 사야 했고 자전거가 필요하면 구입하거나 대여소를 찾아가 빌리던, 한때는 당연했던 일들이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운 것에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좋아하는 중국의 문화가 한몫했다는 게 현지의 평가다. 현지에서 만난 다수의 촹커(ICT 창업자)는 "선전에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그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사물, 문화를 만드는 데 관대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 물론 기술적 차이에 따른 선택과 정치적인 상황에서 오는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신용카드가 일반화되지 않은 사회에서 편리한 QR코드를 활용한 간편결제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규제하다가도 한 번에 걷어낼 수 있는 절대권력이 중국 중앙정부에는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중국이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는 사람은 없다.

연간 100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창업생태계에 유입되고,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기업'이 50개 이상인 나라가 중국이다. 작년 기준 연간 투자액이 미국을 넘어서며 창업대국 미국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주변에서 많은 성공사례를 직접 눈으로 본 이들이 갖는 자신감과,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는 열린 생태계가 갖는 힘은 대단했다. 창업이 아닌 취업에 목을 매는 우리나라와 분명 대조적이었다.

범죄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상품이나 서비스만 아니면 무엇이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선전은 이러한 에너지를 토대로 최근 과거 롤모델이던 국제금융도시 홍콩의 GDP(국내총생산)를 제쳤다. 홍콩 통계처에 따르면 작년 홍콩의 GDP는 2조6626억홍콩달러(368조원)로, 선전(2조2438억위안·383조원)보다 적었다. 중국 정부와 강력한 창업·혁신 드라이브가 도시 간 수입과 경제판도를 바꿔놓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창업생태계 발전과 혁신성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할 수 없는 것만 정하는 네거티브 규제의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지만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차례 규제개혁장관회의를 거쳤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제2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과 중국 창업생태계를 부러워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될 일이다. 과감한 정책 추진과 확실한 규제 완화를 통한 성공사례가 바로 이웃에 있다. 우리나라도 샤오미·디디추싱 등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할 때다.

박종진기자 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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