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서 원가 비중 50% 넘어서
삼성, 자동차 기술벤처 집중 투자
LG전자, 29개 업체 프로젝트 수주
VC본부 매출 전년비 25.8% 상승
삼성, 자동차 기술벤처 집중 투자
LG전자, 29개 업체 프로젝트 수주
VC본부 매출 전년비 25.8% 상승
■ 혁신성장 2018
미래자동차 산업을 장악하라
국경도, 업종도 뛰어넘는 미래차 전자장치(전장) 부품 무한경쟁 시대가 시작됐다. 친환경·자율주행차 시장의 성장 폭이 커지면서 전장 부품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디트로이트 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4%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2020년을 전후로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신차 개발을 시작하고 있어 관련 전장 부품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들의 전망도 이와 비슷하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 달러에서 2020년 3033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2002 년 12%, 2005 년 20%, 2010 년 37%, 2015년 40%로 늘고 오는 2030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산업연구부문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IT나 반도체 회사와 같은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과는 다른 기술 역량을 가진 업체들이 자동차 부품산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그룹사들도 미래차 전장부품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작년 하만 인수로 단숨에 세계 자동차 전장 업체 순위 8위로 뛰어오른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까지 자동차 부품 사업의 연간 매출을 현재보다 300% 늘어난 200억 달러까지 늘리겠다는 야심 찬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전장부품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쿼너지(라이다), 시오(배터리), 빈리(커넥티드카 시스템), 누노토미(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자동차 관련 기술벤처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LG 역시 LG전자뿐 아니라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여러 계열사가 자동차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완성차 조립만 빼고 나머지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결과 관련 매출도 급격히 늘고 있다. LG전자 VC사업본부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조4891억원으로 전년보다 25.8%나 상승했다.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 GM·포드·크라이슬러, 유럽 다임러·아우디·르노·볼보 등 2016년 말 기준으로 총 2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83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에는 600억원을 투자해 전자장치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장연구동을 신축했고, 만도 역시 첨단운전자지원(DAS)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지난 2014년 구성했고 올해는 그 인력을 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자동차 시장의 중심 축이 자율주행 등 전장부품으로 이동하면서 이에 맞춘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삼정KPMG 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세계 자동차 산업 M&A 거래 건수는 총 598건, 거래액은 875억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13.9% 43%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종 산업 간 M&A가 486건으로 전체의 81.3%를 차지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IT 전장기술에 대해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보여줬다.
채희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IT업체들이 기존 자동차 영역을 위협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핵심 주도권이 이들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상당기간은 내연기관차 헤게모니와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주도권을 쥐고 IT 업계와 공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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