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기업 투자 '소극적'
주력 수출품목 경쟁력 떨어져
8대신산업 수출 연15.5% 성장
적극적 정책지원·기업투자 시급
"정부 규제혁신 촉매역할 필요"
주력 수출품목 경쟁력 떨어져
8대신산업 수출 연15.5% 성장
적극적 정책지원·기업투자 시급
"정부 규제혁신 촉매역할 필요"
![[창간기획] “지금이 위기”… 혁신산업없이 미래도 없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3/2018030502100151781001[1].jpg "[창간기획] “지금이 위기”… 혁신산업없이 미래도 없다")
■ 창간 18주년 혁신성장 2018
(2) 미래 산업ㆍ기술을 열어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백미로 꼽힌 드론 공연의 주인공은 국내 업체가 아닌 미국 기업 인텔이었다.
규제와 투자 부족 때문에 안방에서 열린 세계인의 축제에 외국계 기업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3%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우리 경제가 순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요 재계 인사들이 "지금이 위기"라며 불안해하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까지 1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이는 반도체 초호황 덕에 따른 일시적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이 높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제외한 대부분 주력 산업 품목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자동차 부품의 경우 1년째 내림세다. 중국의 자국 산업 육성과 미국의 보호무역 확대 등이 원인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은 이미 중국 등에 밀리고 있다. 중국 BOE는 지난 3분기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LCD·OLED 등) 시장에서 21.7%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기록해 12년간 1위를 지켰던 LG디스플레이를 처음 제쳤고, 메모리반도체 역시 중국이 올해 말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시장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세계 판매량은 2025년 23만대 수준에서 2035년 118만대로 연 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구글(웨이모), GM 등은 2020년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시험운행 확대 등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 시기는 2030년으로 약 10년 뒤진 것으로 평가했다.
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는 대만(14위)과 일본(15위)보다 뒤처진 19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전기자동차 등 우리나라 8대 신산업의 수출은 2014년 478억 달러에서 2017년 736억 달러로 연평균 15.5% 성장하고 있다. 정부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적극적 투자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와 기업이 신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은 알지만 정작 뿌리산업부터 체질을 바꾸는 데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주요 대기업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 발굴의 필요성에 입을 모으고 있지만, 그나마 공격적인 투자 사례로 꼽을 만한 것은 삼성전자가 10조원을 투자해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부품 회사 하만을 인수한 정도다.
여기에 대기업 뒤를 받치는 중견·중소기업, 즉 국가 산업의 뿌리가 약해지고 있어 경고 신호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작년 상장기업과 중소기업 등 4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0%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늦었지만 올해 초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정책적 지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전기·자율주행차 등 5대 신산업에 부처 연구·개발(R&D) 예산의 30% 수준인 9194억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1년 동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광풍처럼 몰아쳤지만, 정작 기업의 대응은 적극적이지 못하다"며 "기업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는 4차 산업혁명 도전을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혁신의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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