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한도·셧다운제 등 시대 역행
세계 시장서 경쟁력 약화 악영향
민간자율규제로 성장정체 막아야
세계 시장서 경쟁력 약화 악영향
민간자율규제로 성장정체 막아야
■ 혁신성장 2018
역차별 해소해야 인터넷 생태계 활력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
첨단기술과 융합할 '원천 소스'로서 콘텐츠가 갖는 가치가 커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한국 콘텐츠 산업의 핵심축인 게임산업이 '규제 장벽'에 부딪혀 위축하고 있다. 게임 산업의 지속성장과 이를 통한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루기 위해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탄생한 낡은 규제를 개선하고 민간 자율규제로 규제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수출액 추정치는 약 4조1010억원으로, 7조여원 규모의 전체 콘텐츠 수출액 추정치의 55.9%에 달한다. 이처럼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게임 산업이지만, 한편에선 각종 규제가 이 산업을 옥죄고 있다. 성인등급 온라인게임의 결제한도를 월 50만원으로 제한한 결제한도 규제,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차단하는 셧다운제, 고스톱·포커류 장르인 웹보드게임의 하루 손실액·월 결제액·1회 베팅액을 각각 10만원, 50만원, 5만원으로 제한한 웹보드게임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결제한도의 경우 게임에 '과소비 조장 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11월 셧다운제 시행 이후 2014년까지 1조여원의 게임 내수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산업노트'에 따르면 2011년 6000여억원 수준이던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은 2016년 2400여억원으로, 5년 새 6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웹보드게임 규제가 도입된 여파로 분석된다. 이 같은 규제 일변도 기조는 게임 산업을 위축시키고 결국 세계 시장에서 콘텐츠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 때문에 자율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게임 산업은 콘텐츠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글로벌 산업이자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혁신산업이지만, 10년 이상 지속해 온 규제 위주의 산업정책으로 인해 혁신과 성장이 가로막혀 있다"며 "낡은 규제가 지속한다면 이 산업은 정체를 넘어 퇴보로 갈 것이다. 하루빨리 민간 자율규제로 전환할 때"라고 지적했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제·개정에 수많은 절차와 시간이 투입되는 입법 규제는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민감한 게임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참여 주체들 간 협의로 내용과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 민간 자율규제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규제들이 게임 시장의 양극화를 고착화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게임사들은 웹보드게임 등 매출 상위권 업체들이 장악하지 않은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려 해도, 규제 때문에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규제 때문에 양극화 극복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장의 징검다리'를 빼앗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은 매출 상위 3개사인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가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소수업체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중소 게임업체들의 경우, 매출 감소와 적자를 지속하며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