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W기술 그뤠잇!”… 할리우드 영화계 혁신 이끈 ‘스크린X’

“한국 SW기술 그뤠잇!”… 할리우드 영화계 혁신 이끈 ‘스크린X’
허우영 기자   yenny@dt.co.kr |   입력: 2018-03-01 18:00
CJ CGV, 카이스트 벤처와 개발 시각특수효과
좌·우 벽면 추가 3개 화면서 입체적 영상 제공
할리우드 진출 3년만에 콘텐츠 협업 파트너로
'블랙팬서' VFX전문가 "새 영화 트렌드" 호평
현지서 위상 높아져… 아카데미 기술상도 기대
토종 디지털콘텐츠·플랫폼 협업 성공사례 주목
“한국 SW기술 그뤠잇!”… 할리우드 영화계 혁신 이끈 ‘스크린X’
스크린X로 개봉한 블랙팬서의 한 장면. 영화관의 전면 스크린 외에 좌·우 2개 벽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3개 면에서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CJ CGV 제공

■ 혁신성장 2018
글로벌 현장을 가다
미국의 또다른 실리콘밸리 'LA'


창업과 기술혁신이 시시각각 일어나면서 실리콘밸리의 아성에 도전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이곳에서 영화의 본고장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W 연구개발(R&D) 지원과제로 카이스트(KAIST)의 벤처기업과 CJ CGV가 공동 개발한 '스크린X(다면영상시스템)'가 할리우드 영화계에 상륙해 3D 입체영상에 이은 새로운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크린X는 영화관의 전면 스크린 외에 좌·우 2개 벽면을 새로운 스크린으로 활용해 3개 면에서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영화IT는 전면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2D 영상의 입체 안경을 쓰고 보는 3D, 후각·촉각·좌석 움직임 등을 통한 4D가 전부다. 그러나 스크린X는 전면 스크린에 좌우 벽면을 새 스크린으로 추가, 3개 면을 통해 와이드한 대화면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영화관은 하나의 스크린만으로 제한된 영상을 보여줬다면 스크린X는 좌·우 면을 추가해 폭넓은 영상과 시각특수효과를 통해 더욱 입체적인 영상물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산 SW 영화기술로 할리우드와 당당히 겨루고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
“한국 SW기술 그뤠잇!”… 할리우드 영화계 혁신 이끈 ‘스크린X’
미국 할리우드의 중심가에 있는 CJ CGV 할리우드 연구소 모습. 4DX 홍보를 위한 간판을 내걸었다.

◇폐쇄적인 할리우드 문을 열다= 국내 문화 콘텐츠 대표기업 CJ CGV가 미국 영화산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스크린X를 가지고 지난 2015년 할리우드에 진출한 CJ CGV는 3년 만에 현지 제작진과 영화 콘텐츠 제작을 놓고 협의하는 파트너 지위로 당당히 올라섰다.

스크린X의 3개 화면이 구현하는 웅장한 대화면과 특수효과 등이 극장을 찾은 관객의 영화 몰입도와 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3년 전 전화 통화는커녕 문전박대하던 할리우드 영화계가 CJ CGV의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연철 CJ CGV 4DPLEX 미국법인 사업총괄은 "스크린X로 처음 할리우드를 찾았을 때는 영화 제작사나 배급사들이 우리의 미팅 의뢰에 응답하지 않고 사업 담당자와 통화조차 하기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그들과 영화 제작과정에 대해 협의하는 위치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할리우드는 그들만의 폐쇄적인 네트워크와 문화 속에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비록 일본과 중국의 투자를 받지만 영화 제작을 놓고서는 그 어떤 소통을 허용하지 않는다. 최 사업총괄은 "할리우드 영화계에는 이방인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독특한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며 "그러나 스크린X의 우수성과 관객 만족도 등 시장에서 입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더니 그들도 우리의 SW 기술을 인정하고 영화 제작의 협력 파트너로 인정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아이돌그룹 빅뱅의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영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히말라야 등 다수의 작품이 스크린X로 상영돼 인기를 누렸다. 염력 등 최근 개봉된 대부분의 영화 역시 대화면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스크린X로 상영한다. 스크린X는 국내 흥행을 바탕으로 중국과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극장가로 자연스럽게 시장을 확대했고 할리우드에서도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하면서 그레이트월, 킹 아서, 캐리비안 해적, 킹스맨 등 블록버스터의 국내 상영을 스크린X로 결정했다.

◇"그레잇, 팬터스틱 테크놀로지"= 지난 설 연휴에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블랙팬서'는 할리우드의 마블 스튜디오가 세계시장에서 스크린X 개봉을 수락한 첫 번째 작품이다. 부산을 무대로 촬영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블랙팬서는 국내는 물론 미국과 세계 극장가에서도 스크린X로 선보였다. CJ CGV와 마블 스튜디오, 월트 디즈니가 손잡고 스크린X 공동작업을 진행했다. CJ CGV 할리우드 연구소와 유니버설 시티 간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보안 속에서 스크린X로 탄생했다.

블랙팬서의 VFX 프로듀서인 랜디 스타는 스크린X에 대해 "그레잇, 팬터스틱, 굿 테크놀로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에서 유명한 영화 에어포스원, 딥블루씨, 6번째날, 윈드토커, 샌안드레아스 등과 작년 개봉한 콩 스컬아일랜드의 특수효과를 맡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VFX 전문가다. 랜디 스타는 "스크린X는 극장을 찾은 관객에서 새로운 경험을 주는 훌륭한 기술"이라며 "10년 전 3D로 개봉돼 큰 인기를 얻은 아바타처럼 스크린X도 현재 그 자리에 있는 신기술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산업을 이끄는 트렌드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LA 한인타운 내 LA마당과 리걸 시네마, 부에나파크 등에서도 스크린X 상영관을 만날 수 있다. 교민은 물론 현지인들도 스크린X로 상영된 영화를 본 후 매우 만족해했다. 상영관을 찾은 제이콥 맨스는 "스크린X는 일반 영화보다 비싸지만 와이드한 화면이 펼쳐지면서 영화에 더욱 빠져드는 경험을 제공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충무로보다 먼저 아카데미상= 스크린X에 대한 할리우드의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직 충무로가 해내지 못한 아카데미 수상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화 아바타도 3D 기술로 이미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스크린X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제작 의뢰도 늘어나고 있어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는 작품만 나오면 후보작으로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연철 사업총괄은 "할리우드에서 스크린X에 대한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아카데미 기술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가능한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며 "국내 영화계가 받지 못한 아카데미상을 스크린X가 먼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CJ CGV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오감 체험 특별관 4DX의 할리우드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DX는 특수 환경장비와 모션의자를 결합한 상영관으로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이 발생한다. 또 바람이 불거나 물이 튀고 냄새 등 오감 효과를 관객에게 선사해 새로운 영화IT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정부도 스크린X에 이은 새로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R&D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스크린X의 성공적인 R&D와 상용화를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중소 디지털콘텐츠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영문 과기정통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스크린X는 CJ CGV라는 국산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기업의 물꼬를 튼 성공사례"라며 "앞으로 스크린X의 글로벌 확산과 대기업과 중소벤처 콘텐츠기업의 동반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뱅크·LA(미국)=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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