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명 피해 등 치명적 단점
3년마다 안전관리 기본계획 수립
3년마다 안전관리 기본계획 수립
주목! 이 법안
(12) 소프트웨어 안전 기본법
소프트웨어(SW)는 지하철·항공·철도·원자력·자동차 등의 핵심 요소로 쓰이면서 우리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AI(인공지능)과 자율주행자동차의 발전 역시 SW 기술 개발에 달려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기능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복잡해질수록 그 오류로 인한 안전사고도 증가한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이다. 지난 2014년 5월 우리나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신호 시스템의 오류로 전동차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무려 388명이 부상을 입었다. 조사결과 원래는 신호기가 '주의·정지·정지' 순으로 표시돼야 하지만 사고 당일은 '진행·진행·정지' 순으로 표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단 한 순간의 소프트웨어 오류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경제적 손실도 약 28억원에 달했다. 소프트웨어 오류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은 상당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600만여 명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최근 발의한 '소프트웨어 안전 기본법안'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관리하는 규정을 마련해 소프트웨어 사용 안전을 확보하자는 게 법안 발의 취지다.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년마다 소프트웨어안전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소프트웨어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안전 관리를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기관이 직접 소프트웨어 안전 관리에 나서서 국민의 생활 안전을 보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이미 산업별 국제표준(자동차 ISO26262, 항공 DO-178C, 철도 IEC62279 등)을 지정해 소프트웨어 안전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이나 철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곤 소프트웨어 안전 확보 법 제도가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주요산업 부문에서 소프트웨어 안전관리 대상을 지정하고, 개발-인증-운영으로 이어지는 소프트웨어 생애주기에 따른 안전을 각각 확보, 소프트웨어 안전 기술 연구·지원 전문기관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지면서 관련 안전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실제 현장에선 이런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생하는 사건·사고는 발생 후 수습·처리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사전에 관련 규정을 만들고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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