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인텔 등 대규모 투자
AI 등 신기술 위한 데이터 확보
정작 개최국은 수집 전략 없이
카드이용 등 기본정보파악 그쳐
AI 등 신기술 위한 데이터 확보
정작 개최국은 수집 전략 없이
카드이용 등 기본정보파악 그쳐
'ICT 올림픽'을 표방한 평창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각 종목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의 치열한 '금빛 경쟁' 못지않게 경기장 밖에서는 글로벌 ICT 기업 간 보이지 않는 기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메가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은 세계 기업들의 첨단 ICT 기술이 소개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최국은 물론 참가국 선수들이 새로운 ICT 서비스를 이용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된다. 그런데 막대한 투자를 통해 올림픽에서 만들어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기술투자를 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관련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 확보 나선 알리바바·인텔 등 글로벌 기업=글로벌 기업들은 ICT 시장을 선점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해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다. 또 실제로 이 투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간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파트너로 참가해 향후 10년 동안 올림픽 관련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한다.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알리바바는 올림픽에서 상당한 양의 빅데이터를 축적하는 기회를 잡았다.
인텔도 마찬가지다. IOC와 손잡고 2024년 올림픽까지 5G 통신과 가상현실, 인공지능, 드론 등의 기술을 올림픽 개·폐막식과 경기 생중계에 적용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인텔은 각종 UX(사용자경험) 및 인터랙션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02년부터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활동 중인 GE의 경우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EMS)을 활용해 행사 기간 전력 공급의 전 과정을 실시간 확인·분석하고 있다. 분석된 데이터는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효율적인 운용에 활용될 예정이다.
◇개최국이지만 빅데이터 전략 없어=이런 상황에서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올림픽 기간 발생하는 각종 빅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출입국, 통화, 신용카드 이용 등 기본 정보를 파악하는 수준이다.
우선 평창올림픽 참가 선수와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국 내역 데이터와 메타데이터(연령, 성별, 국적 등)를 확보할 수 있다. 휴대전화 유심칩을 통해 데이터 사용량과 패턴, 이용장소 등 로그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다. 신용카드 결제패턴과 지출규모, 앱 사용에 따른 사용자 행동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개발을 위한 자산임과 동시에 수익모델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다만 올림픽 경기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정보 양, 깊이와는 큰 격차가 있다.
전문가들은 개최국으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하고 이를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한국식 데이터 수집·활용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이런 빅데이터를 수집·축적·정리하는 시스템과 기관을 결정하는 한편 개인정보보호를 전제로 어떤 종류 데이터를 어디까지 수집하고, 어떻게 공공서비스에 접목해 활용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재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글로벌 메가스포츠 행사에서 나오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방안을 기획단계부터 부처간 협의를 통해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데이터 확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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