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과 95%이상 무역자유화
쌀 등 일부 농산물 양허 제외
'북미 진출 제3루트' 마련 기대
중·일 보다 먼저 시장 선점도
쌀 등 일부 농산물 양허 제외
'북미 진출 제3루트' 마련 기대
중·일 보다 먼저 시장 선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코스타리카 등 중미 5개국 통상 장관과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알렉산더 모라 코스타리카 대외무역장관, 타르시스 살로몬 로페즈 구즈만 엘살바도르 경제부 장관, 아르날도 까스띠요 온두라스 경제개발부 장관, 올랜도 솔로르사노 델가디요 산업개발통상부 장관, 디아나 살라사스 파나마 통상산업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와 중미 5개국은 지난 2015년 6월부터 협상을 시작해 2년 8개월 만에 협상을 끝냈다. 각국 정부는 올해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국회 비준 동의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과 중미 국가 간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서명으로 중미 5개국과 95% 이상 수준의 무역 자유화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부품, 철강, 합성수지, 화장품 등 공산품뿐 아니라 커피, 바나나, 파인애플 등 농·축산물까지 즉시 또는 10년 안팎의 기간을 두고 비선형 방식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쌀과 고추 등 일부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양허 제외를 유지했다.
이어 국경 간 서비스에 대해서는 내국민 수준의 최혜국 대우 등 높은 수준의 자유화 규범을 약속했고, 원산지 자율 증명과 사전심사,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정부는 이번 서명으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의 영향 평가에 따르면, 한·중미 FTA 발효 시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이 0.02% 증가하고, 6억9000만 달러 수준의 소비자 후생 개선과 2534개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제조업은 발효 이후 15년간 누적 5억8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와 2조5700억원의 생산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미 가입국인 중미 국가들의 정부조달 시장이 개방돼 에너지, 인프라, 건설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중미 5개국과 FTA를 체결해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우리 기업이 중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보호주의 무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북미 시장에 진출할 제3의 길을 마련해 대미 수출의 국면전환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번 FTA 정식 서명에 앞서 한·코스타리카 무역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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