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자율차 시대, 법 정비 시급하다

이승환 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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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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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자율차 시대, 법 정비 시급하다
이승환 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변리사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무척 좋아했다. 한때 '꼬마 자동차 붕붕'에 열광했고, 조금 더 철이 들어서는 '전격 Z작전'에 흠뻑 빠졌었다. 특히 '전격 Z작전'의 '키트'는 당시 청소년들의 로망이었다. 말도 하고, 혼자 운전도 하며 온갖 무기에 방탄 기능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자동차였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전격 Z작전'의 '키트'는 TV속에서만 볼 수 있는 상상의 것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바로 자율주행 자동차다. 아직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에서 주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동차 제조사들까지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자동차에 장착해 판매 중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 제2조에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 정확한 구분에 대해서는 미국의 자동차기술협회(SAE)가 정의한 0~5단계 레벨 구분이 통용되고 있다. 각 단계별 의미를 보면 레벨 0~2는 운전자 통제 없이 자동차의 자체적 운전은 할 수 없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자율주행이라 하기 어렵다. 레벨 3 자율주행은 일상적 주행 중 자율주행시스템을 통해 운행되지만 비상시 운전자가 대응할 필요가 있는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레벨 4 자율주행은 평상시에는 레벨 3과 같이 운행되지만 비상시 운전자가 준비가 안 되더라도 정해진 주행모드로 주행이나 안전한 정차가 가능한 단계다. 그리고 레벨 5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차량을 완전히 통제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 의해 자동차가 통제되는 현재는 자동차의 운행 중 사고가 발생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민법,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에 따라 해결이 가능하지만, 레벨 4, 레벨 5의 자율주행단계에 이르면 자동차는 인간이 아닌 시스템 또는 인공지능(AI)에 의해 통제가 되므로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고민과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첫째, 자동차관리법상 자율주행 자동차는 제한된 도로에서만 운행이 가능하고, 도로교통법상 자동차 등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도록 되어 있으므로(제80조) 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운행의 개념 및 면허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사고 발생시 그 처리가 문제될 수 있다. 즉,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 운전석에 탑승한 인간은 운전자가 아니므로 그 민사적인 책임은 제조사가 지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며 형사적인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셋째, 윤리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 중 불가피한 상황에서 차내에 탑승한 승객을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차 밖의 보행자를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사고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까지 얽혀 있어 사전에 논의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시스템 설정이 필요하다.

넷째, 현재 보험체계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자동차보험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 자동차 보험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적용과 관련해 그 책임의 범위, 요율, 제조물책임보험과의 관계 등 제조사, 보험회사, 정부가 논의해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주행을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함에 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또한 사전에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의 해킹이나 보안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제조사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다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제2차 자동차정책기본계획을 보면 2020년에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한다고 명기했다. 자동차 수출 강국으로서 다가오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한민국이 법과 제도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세계 선도적인 국가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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