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초 가르는 기록경기… 고성능 집약
바람방향 조절 홈…피부에 밀착 일체형
칼날 베임 방지 원단 '아라미드'등 주목
바람방향 조절 홈…피부에 밀착 일체형
칼날 베임 방지 원단 '아라미드'등 주목
■평창 동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스포츠의류 속 과학
평창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경기 결과만큼이나 종목별 참가 선수들의 유니폼에 적용된 첨단 섬유 소재 기술이 눈에 띈다. 기록경기에서 0.001초의 성적을 가르는 데 선수들의 실력과 기량만큼이나 유니폼의 성능이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컬링과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 등 대부분 동계올림픽 종목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킨 슈트'를 착용한다. 실제 경기에서 속도경쟁을 펼치기에 유리한 데다 선수 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록경기라고 해도 종목별로 특징이 또 다르다. 400m 트랙을 활용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유니폼은 직선 주로가 길어 공기 저항 최소화에, 111.12m 트랙을 도는 쇼트트랙은 안전성과 활동성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트 선수가 입는 유니폼의 무게는 150g, 두께는 0.3㎜에 불과하다.
이에 각국 대표팀은 유니폼 선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또 헌터·스포트컨팩스 등과 같은 유니폼 개발업체 역시 첨단소재와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활용해 선수복을 제작, 공급하고 있다.
스케이트 경기에 유리하게끔 유니폼을 아예 'ㄱ자' 형태로 제작하거나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경기복에 홈이 있는 방식을 채택하거나 울퉁불퉁한 패드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헌터사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 쇼트트랙의 경우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체형으로 만들어졌으며 홈이 있는 원단인 '에어 스트라이프'를 활용했다. 바람의 방향을 조절해 선수들이 빨리 달릴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마찰이 가장 많은 가랑이 부분은 신축성이 강한 마찰 방지 소재를 사용했고 넘어질 경우 날 베임을 막기 위해 방탄 소재를 일부 사용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자세를 최대한 낮춰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ㄱ'자 형태의 유니폼을 착용한다. 유니폼은 저항을 줄이기 위해 주름이 전혀 없고 강하게 피부에 밀착해 근수축 효과를 높인다. 모자 부분은 이마에 딱 붙어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막고,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은 꽉 조이게 만들어 출발할 때 선수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봅슬레이 대표팀 유니폼은 스타트 지점에서 썰매를 밀 때 유니폼이 탄력적으로 움직여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도록 '포-웨이 스트레치' 형태로 디자인됐고, 외부에 신체가 그대로 노출되는 스켈레톤 대표팀의 경우 얼음 조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 재질을 사용하고 미세한 움직임에도 근육의 떨림을 잡아주는 기능을 적용했다.
한편 매 경기 접전 양상을 띄며 스케이트 날에 따른 부상 위험이 큰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날 베임 사고를 줄이기 위해 극한 조건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섬유 '아라미드' 등이 유용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효성에 따르면 아라미드는 고강도, 내열성, 내피로성, 고탄성 등의 물성을 가지고 있고 가볍고 강도가 높아 스케이트 칼날에 베임을 방지하는 경기복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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