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금 등 고비용 뿐 아니라
SUV 뒷북 등 개발노력도 부족
"아반떼 보다 비싼 신형 크루즈
도저히 이해 안되는 가격 정책"
"한국에 손 벌리는것 어불성설
정부차원 철저한 실사 필요해"
SUV 뒷북 등 개발노력도 부족
"아반떼 보다 비싼 신형 크루즈
도저히 이해 안되는 가격 정책"
"한국에 손 벌리는것 어불성설
정부차원 철저한 실사 필요해"
미국 GM이 수 년간 한국·글로벌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차의 적기 투입 등 한국지엠의 기업 가치 제고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지엠이 높은 임금 등 고비용·저효율 구조 측면 뿐 아니라 상품 전략 측면에서도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는데도 한국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분석이 많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크루즈·올란도를 생산하는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가운데 한국지엠의 2017년 내수 판매대수는 13만 대로 내수점유율 7%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 2월 출시한 신형 크루즈의 지난해 판매는 1만554대에 그쳤다. 크루즈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가 9년 만에야 이뤄진 데다 판매량은 구형 모델을 팔았던 2016년보다도 2.7%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쟁 차종의 신차가 없었는데도 크루즈 판매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가격 책정의 실패 때문이었다"며 "1위를 추격하는 업체가 현대차 아반떼보다도 300만원 이상 비싼 1890만원(시작 가격)에 책정한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가격 정책이었다. 소비자들이 외면하자 가격을 낮췄지만 타이밍을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품전략의 실패가 잇따랐는데도 경영 실패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없이 섣불리 국민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앞서 한국지엠이 GM의 글로벌 경차 및 소형차개발본부로 GM 본사의 위기 탈출에 큰 공헌을 했음에도 GM은 2012년말 군산공장을 그룹 전체의 주력 소형차 모델인 크루즈의 차세대 모델 생산 기지에서 탈락시킨 바 있다. 하지만 신형 크루즈는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도 고급화를 내세우다 가격 정책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GM의 제품력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에서 13∼15%의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그 절반인 7%에 머문 것은 그 만큼 고객 니즈에 맞는 차종 개발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GM의 자체적인 노력을 배가할 것을 요구하는 등 원리 원칙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붐을 일으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부문에서도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등과 제대로 겨룰만한 SUV모델을 적기에 내놓지 못했다.
2013년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이후 SUV모델인 올란도와 캡티바 수출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한국 내수 시장에서도 올해에야 뒤늦게 중형 SUV 에퀴녹스를 수입·판매한다. 이 와중에 지난해 올란도 판매는 8067대로 전년 대비 37.4%나 감소했고, 캡티바 지난해 판매량도 2067대로 전년보다 26.7%나 줄었다. GM이 군산 공장 철수 방침을 내놓은 상황에서 에퀴녹스를 수입한다고 해도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면서 영업에 활력을 불어넣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한 자동차전문가는 "설령 정부가 연명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GM이 한국 소비자에 맞는 모델 개발을 도외시하고, 본사와 한국지엠간 비정상적인 부품 거래 관행 등을 그대로 놔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위기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GM 본사의 투자와 치열한 상품 전략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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