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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영 칼럼] 북한 응원단과 SW의무교육

허우영 IT중기부 차장 

입력: 2018-02-18 18:00
[2018년 02월 19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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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영 칼럼] 북한 응원단과 SW의무교육
허우영 IT중기부 차장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며 선전하고 있다. 한 국가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영광이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선수는 17살 재미교포 클로이 김이다. 미국에 이민 간 한국인 부모에서 태어난 그를 보면 전형적인 미국사고를 지닌 개성 강하고 당찬 밀레니엄 세대인 것이 느껴진다. 만약 그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고교생 나이에 비인기 동계스포츠 종목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평창올림픽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김일성 가면' 논란을 일으킨 북한에서 온 미녀응원단이다. 키 크고 날씬하고 예쁜 20대 여성들로 구성된 북 응원단의 한 치 오차와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집단 군무를 보면 클로이 김의 자유스러운 모습과 정반대인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히 북 응원단을 보면 국민학교 시절 운동회 때 반강제로 집단 응원을 하던 것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으로 창의와 융합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로 부상했고 더구나 운동회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드디어 3월 새 학기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의무교육을 시작한다. 또 동영상, 가상현실 등 콘텐츠를 활용해 수업 몰입도를 높이는 디지털교과서도 초·중학교에서 시작한다. 창의·융합·혁신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암기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 협업, 비판적 사고, 융합 능력 등을 위한 미래교육의 첫발이다. 아마도 단군이래 한반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SW로 구현해 문제를 해결하는 필수교육은 처음일 것이다. 개인의 창의력과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위해 SW를 공부할 예정인 상황에서 만난 비창의적인 북 응원단의 모습은 동시대와는 동떨어진 구시대의 산물처럼 보인다. 사실 보면 볼수록 촌스럽기까지 하다. 구령에 맞춰 획일적인 동작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아이가 혹시 학교에서 획일적인 SW교육을 받는 것은 아닐지 걱정까지 들 정도다.

이 우려는 전국 학교가 아직 SW교육에 필요한 인프라 준비를 끝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9210개 초·중학교(초등 6001개교, 중학 3209개교)는 평균 2.3실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인프라 교실과 10.2대의 스마트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도서벽지, 읍·면 소재지 등 소외지역 학교에는 컴퓨터실이 없거나 무선인터넷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아 원활한 SW교육과 디지털교과서 시행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다행히 교육부는 신학기 이전까지 일부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태블릿PC 등을 우선 공급할 예정이라고는 하나 전국 모든 학교에 보급을 완료하는 시점을 2021년으로 계획하고 있어 그때까지 일부 학교에서의 비정상적인 SW교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학생이 하나의 PC나 태블릿PC를 공유하게 돼 제대로 된 SW교육은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면 창의력과 융합, 혁신은 멀어지고 획일적인 동작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쳐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작동할 줄 아는 어린 학생들의 흥미까지 잃게 하는 것은 아니겠느냐란 생각마저 든다.

당장 몇 주 앞으로 다가온 SW교육의 정상 시행을 위해 정부는 예산 타령보다 IT 제조업체와 손잡고 저렴한 비용으로 기기를 구입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어린 학생들의 무한한 창의력을 잘 길러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몇 대의 기기로 SW교육을 받는 구태가 일어나는 불상사가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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