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하나 난 정도…갈길 멀다"
후속교류 관련 '속도 조절' 지시
대북특사 시기·방향 미국과 논의
후속교류 관련 '속도 조절' 지시
대북특사 시기·방향 미국과 논의
청와대가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관련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남북교류와 관련한 문제는 국내 여론의 동향을 봐가며 차근히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인 17일 평창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금은 물길이 하나 난 정도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들은 북미대화의 견인차가 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의중과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황금률'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 발표도 지켜봐야 남북 교류 플랜을 짤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청와대는 고위급 채널을 통해 미국에 '즉답'을 요청하기보다는 미국이 최근에 보이고 있는 미묘한 입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신(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평창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조우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만약 (북한과)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우리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미국 내부에서도 북미간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후속교류와 관련해서 주무부처인 통일부에 속도 조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군사실무회담 등은 내부적으로 준비하지만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특사파견이나 미국의 입장을 파악한 후 시기나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북한과의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차원의 교류는 검토하고 있지만, 이도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내 여론을 봐가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인 17일 평창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금은 물길이 하나 난 정도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들은 북미대화의 견인차가 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의중과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황금률'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 발표도 지켜봐야 남북 교류 플랜을 짤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청와대는 고위급 채널을 통해 미국에 '즉답'을 요청하기보다는 미국이 최근에 보이고 있는 미묘한 입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신(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평창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조우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만약 (북한과)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우리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미국 내부에서도 북미간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후속교류와 관련해서 주무부처인 통일부에 속도 조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군사실무회담 등은 내부적으로 준비하지만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특사파견이나 미국의 입장을 파악한 후 시기나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북한과의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차원의 교류는 검토하고 있지만, 이도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내 여론을 봐가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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