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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골든데이’…곡선 구간 ‘원심력’이 메달 가른다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8-02-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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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골든데이’…곡선 구간 ‘원심력’이 메달 가른다
쇼트트랙 선수의 특유의 자세는 원심력을 극복하기 위한 과학적 자세다. 출처 :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골든데이’…곡선 구간 ‘원심력’이 메달 가른다
쇼트트랙 경기장은 곡선 구간이 길어 이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출처: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세계 최강 대한민국 쇼트트랙이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선다. 17일 쇼트트랙에서만 2개의 금메달이 16분 간격으로 쏟아지는 '골든 데이'가 설 연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국민들 눈앞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여자 1500m와 남자 1000m 종목에 동시에 출전한다. 여자 대표팀은 500m 결승에서 실격판정으로 눈앞에서 메달을 놓친 최민정을 필두로 '에이스' 심석희와 '맏언니' 김아랑이 출전한다. 남자 대표팀은 1500m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임효준을 필두로 황대헌, 서이라가 나선다.

◇곡선에서 펼쳐지는 속도 경쟁=쇼트트랙의 정식 종목 이름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short track speed skating)으로 기존 400m 트랙에서 경기하던 롱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보다 짧은 트랙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

쇼트트랙 경기장의 둘레는 111.12m에 불과하다. 이 중 곡선 구간이 거의 절반을 차지해 쇼트트랙은 '곡선에서 펼치는 스피드 스케이팅'이라 할 수 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직선 구간에서도 속도를 내기 위해 계속 곡선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로 선수들이 움직이는 이동 궤적의 80~90%는 곡선 운동이다.

◇원심력을 이겨라=쇼트트랙은 곡선 구간이 많고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 중 곡률이 큰 편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회전 운동에서 발생하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영향을 받는다. 곡선 주로를 달리는 쇼트트랙 선수는 원운동에서 가속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구심력은 원운동을 하는 물체에서 원 중심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힘을 말한다. 물체에 줄을 매달고 빙글빙글 돌리게 되면 끈을 잡고 있어야 물체가 원운동을 할 수 있다. 회전하는 물체를 원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구심력이며, 구심력은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속력이 빠를수록 크다.

원심력은 회전하는 물체가 원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힘이다. 원심력은 어떤 실제의 힘이 아니라 가속 상태의 원운동에서 관찰자가 느끼는 관성력을 의미한다. 원심력은 구심력과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로 작용한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직선에서 곡선 구간에 들어설 때 직선을 따라 계속 직진 운동을 하려고 하는 관성력이 원심력이다.

곡선 구간이 많은 쇼트트랙에서는 원심력에 의해 몸이 바깥쪽으로 쏠려 미끄러지기 쉽다. 원심력은 회전 운동을 하는 물체의 속도가 클수록 더 크게 작용하는데, 선수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만큼 원심력에 의해 밖으로 튕겨 나갈 것 같은 힘을 느낀다. 그럼에도 쇼트트랙 선수들은 곡선에서 속도를 더 내 상대 선수를 추월한다. 곡선 주로에서 원심력을 이겨내는 것이 쇼트트랙의 승패를 좌우한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옆으로 기울인 상태로 곡선 구간을 돈다. 이 자세는 원심력을 극복하고 구심력을 증가시키는 자세다. 구심력을 키워 원심력을 상쇄하는 것이다. 선수들은 빙판을 왼손으로 짚고 회전 중심 방향으로 몸을 최대한 비스듬히 기울여 좀 더 안정적인 자세로 균형을 잡는다. 구심력은 수직 아래로 작용하는 선수의 무게 힘과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밀어내는 힘의 합성으로 이뤄진다. 마찰력에 의한 구심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도 스케이트 칼날의 에지를 이용해 얼음을 눌러 타고 스파이크를 이용해 마찰을 가한다. 선수들은 코너를 빠르게 잘 달릴 수 있도록 고무벨트를 걸고 사람이 잡아당겨도 넘어지지 않도록 훈련하기도 한다.

◇코너링 정복하기 위한 장비의 과학=곡선을 잘 달리기 위해선 선수들의 훈련만큼 스케이트 장비도 중요한 몫을 한다. 쇼트트랙은 다른 스케이트 신발과는 달리 날이 왼쪽으로 휘어져 있다. 반시계방향 즉 왼쪽으로 돌며 곡선 구간이 많은 종목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날이 직선이었다면 곡선에서 앞뒤만 얼음에 닿아 미끄러지기 쉬울 것이다. 휜 날은 곡선에서 최고의 속도를 내게 하며 트랙을 벗어나지 않게 도와준다. 휘는 각도를 조절하는 '벤딩'(bending) 기술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이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날이 휘어진 정도를 측정해주는 기계가 등장하고 기술이 전파되면서 평준화됐다.

날이 휘어진 것 외에 구두에 달려 있는 날의 위치도 특이하다. 스케이트 날은 중심을 잡기 위해 보통 스케이트화 한가운데 붙어 있지만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선수들이 몸을 왼쪽으로 많이 기울이는 만큼 중심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또 신발과 스케이트날 사이의 간격도 스피드 스케이트용보다 높은 편이다. 곡선에서 몸을 많이 기울이다 보니 신발 옆면이 얼음에 닿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신발과 날 사이를 2~7㎜ 높였더니 몸을 안으로 더 기울일 수 있는 효과를 보았다. 이런 쇼트트랙 스케이트의 특징들은 모두 코너링의 움직임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날의 길이, 곡률 등은 선수 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

허리를 굽힌 상태로 경기를 진행하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경기복도 특수 재질로 제작됐다. 딱딱한 우레탄 소재와 라미네이트 등을 사용해 선수들의 허리가 쉽게 들리지 않도록 잡아줘서 선수들이 좀 더 편하게 트랙을 돌 수 있다. 선수들이 경기를 끝낸 뒤에도 한동안 몸을 앞으로 구부린 상태로 휴식을 취하며 트랙을 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선수 체형에도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원심력이 중요하기에 선수의 키가 너무 크면 무게 중심을 잡기 힘들고 코너에서 튕겨나갈 수도 있다. 반면, 키가 너무 작을 경우 속도를 내기도 힘들다. 따라서 쇼트트랙 선수의 체형은 키 165∼175cm가 적당하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도움말=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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