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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알기 쉬운 약관 만들기

김주원 법제처 국민법제관 

입력: 2018-02-13 18:00
[2018년 02월 14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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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알기 쉬운 약관 만들기
김주원 법제처 국민법제관
법제처의 업무 중에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이 있습니다. 줄여서 '알법'이라고 합니다. 어려운 법령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바꾸는 사업입니다. 2006년부터 추진됐지만 여전히 법령에는 어려운 용어들이 많습니다. 지난해 법제처가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2.5%가 '법령을 이해하기 곤란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올해 법제처의 업무계획에는 모든 부처협의안을 검토해 어려운 용어가 법제화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와 애매한 표현은 비단 법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약관에도 존재합니다. 약관은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특정종류의 계약을 불특정된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속 반복해서 체결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약관법' 제3조 제1항에서 약관의 내용은 쉽게 알 수 있도록 한글로 작성하고 중요한 내용은 부호, 색채, 굵고 큰 문자 등으로 명확하게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여전히 어려운 약관이 많습니다.

약관은 주로 금융회사에서 많이 활용하는데 보험회사 약관이 특히 어렵고 복잡합니다. 두꺼운 보험약관을 보고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었을 것입니다. 일부 보험약관에는 계약자는 물론이고 설계사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작년 10월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제14차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결과'에서도 보험약관의 난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한 곳도 우수등급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관은 계약에 따른 권리의무를 확정하는 서류이자 소송 등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증거서류가 됩니다. 약관내용에 대한 설명부족은 대표적인 불완전판매 원인입니다. '알기 쉬운 약관 만들기'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약관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더불어 금융소비자 스스로도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법령이든 약관이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고 공정하게 적용돼야 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돼서는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해야 합니다. 법제처의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로 국민중심의 법률문화를 만들 듯 금융회사의 '알기 쉬운 약관 만들기'로 금융소비자 중심의 계약문화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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