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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경영난에 ‘공장폐쇄’초강수… 15만여명 `일자리’걸린 공방전

"경영난 극복위한 첫 자구노력"
협상전 '유리한고지' 선점전략
완전철수땐 부품업체까지 도산
자동차산업 전반 파장 불가피
정부 "GM측 손실 분담" 강경
지원싸고 치열한 신경전 예고
일각선 국내외기업 인수의견도 

예진수 기자 jinye@dt.co.kr | 입력: 2018-02-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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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경영난에 ‘공장폐쇄’초강수… 15만여명 `일자리’걸린 공방전
사진=연합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결정 배경

한국지엠(GM)이 마침내 ‘벼랑 끝’ 전략을 채택했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은 13일 군산공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준중형차 크루즈,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를 생산하던 한국지엠 군산 공장의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에 불과해 거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GM과 한국지엠은 5월 말까지 군산 공장 차량 생산 중단과 직원 약 2000명의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직접 고용 인력은 1만6000명이며, 연관된 자동차 산업 부품사 인력(14만명)을 포함하면 약 15만6000명(2016년 기준)에 달한다. 이번 구조조정은 정부 핵심 정책인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와 GM 간 강대강 공방전이 예상된다.

GM 측은 이날 군산 공장 폐쇄에 대해 “경영난 극복을 위한 대표적 첫 자구 노력”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정부와 본격 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선수를 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실제 정부가 GM의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발표 바로 전날에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한국지엠은 노동자 일자리와 지역 경제를 볼모로 정부를 상대로 협박해왔다”며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경영 태도를 강력히 성토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이 막다른 길에 몰린 기저에는 한국지엠의 경영 책임과 함께 한국 자동차 업계의 고질병인 고비용·저효율 구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2014부터 2016년까지 3년간 한국지엠의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르고, 지난해 역시 2016년과 비슷한 약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4년간 적자 규모가 2조5000억원을 웃돈다.

우리 정부가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GM 측이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이유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2일 국회에서 “최근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을 만났을 때 ‘지금 GM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 GM이 전반적·중장기적으로 장기 투자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전체적인 경영구조 개선을 어떤 형태로 할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GM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국지엠을 일시적으로 지원하더라도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가 문제다. GM이 이날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들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2월말 시한’을 못 박은 것도, 정부 지원을 노린 고도의 압박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만약 신차 투입 재개 등의 방침을 밝힌다면 다행이지만, 한국지엠이 완전 철수를 결정할 경우 1~2차 부품업체까지 도산 위기를 맞게 돼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할 전망이다. 2016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한국지엠과 거래하는 협력업체(1∼3차) 수는 3000여 개가 넘는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한국지엠 협력업체들 대부분이 경쟁업체들과도 거래한다는 점에서 협력사 경영난이 가중돼 다른 완성차 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가 큰 혼란을 겪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군산 공장 폐쇄로 출시된 지 1년밖에 안 된 신차(올 뉴 크루즈)가 단종되는 사태도 발생하게 됐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GM이 일단 국내 다른 영업장을 유지한다 해도 철수설에 계속 발목을 잡힌다면 어떤 소비자가 차를 사겠는가”라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자리 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에도 외국투자 기업의 경영난을 혈세로 메운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GM은 막대한 공적자금이 들어간 대우자동차를 2002년 4000억원의 헐값에 인수했다. 당시 졸속 매각이라는 여론이 높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의 경영부실이 모기업인 미국 GM과의 비정상적 자동차 부분품 거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M이 비싸게 한국지엠으로부터 비싸게 부분품 가격을 받고, 한국지엠은 이익이 거의 남지 않은 선에서 차를 팔았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은 2016년 기준 93.6%로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 평균(80%)을 웃돈다. 국회 등에서도 한국지엠이 GM에 적정한 이익을 보장받지 못하고 원가 수준으로 판매한 문제점이 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GM의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GM이 회계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회와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을 다른 국내외 기업이 인수하는 방안까지 벌써부터 제기하고 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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