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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기 보호, 상생 생태계 구축도 병행해야

 

입력: 2018-02-12 18:00
[2018년 02월 13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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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당시부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면 최대 10배의 손해배상을 물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예방책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배상액은 손해액의 최대 10배 이내로 커진다.

당정은 또 중소기업을 위한 법률적·인적·물적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우선 기술침해 혐의 당사자(대기업 등)가 직접 피해 중소기업의 기술과 자사의 기술이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 전환제도가 도입된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피해를 입더라도 스스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번 정부 발표는 기술탈취 문제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우선 가해 혐의 대기업에 '입증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를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상생협력법', '산업기술보호법'에 도입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앞으로는 기술침해혐의 기업이 자사의 기술이 피해당한 기업의 기술과 무관함을 해명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탈취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공정 기술거래와 협업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라는 데 백번 공감한다. 이번 발표는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 제1호 정책이다. 홍 장관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비밀기술 자료를 요구하고 보유하는 원칙을 재정립하고, 기존 관행처럼 구두나 메일로 기술 비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기술자료 거래의 원칙을 세우고, 법 제도 개선을 통해 타 기업의 기술자료 요구와 보유를 원칙적 금지해 기술자료 거래 및 취급 시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결국 이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임도 간과해선 안된다. 따라서 정부는 기술탈취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강력 처벌하되, '혁신성장'을 위해선 대기업-중소기업 간 다각도의 노력과 협력은 보장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도 병행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기술 탈취, 납품 단가 인하 압박 등이 일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더라도 이것으로 대기업 전체를 가해 혐의 기업집단으로 일괄 규정해선 안된다. 혁신성장을 위한 대기업-중소기업 간 다각도의 노력과 협력은 보장하면서, 위법 사안이 발견되면 엄벌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대기업을 누른다고 중소기업이 저절로 살아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다. 멀고 험해도 정부의 우산보다는 이 길로 가야 진정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가 기술보호를 위한 상생노력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조치도 함께 취해야 하는 이유다. 대-중소기업 간 활발한 기술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대기업 등의 기술보호와 기술나눔을 장려해야 한다.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공동 연구개발(R&D)도 위축돼선 안될 것이다. 정부나 중소기업이 잊어선 안 될 것은 기술유출의 예방과 사전차단이 강한 처벌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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