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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도한 정부개입, 시장혼란만 키운다

 

입력: 2018-02-11 18:00
[2018년 02월 12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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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한국 시장을 왜곡시켰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문 정부의 경제전략인 'J노믹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시장 정책을 폐기 또는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 정부의 '낙수효과'(대기업·고소득층 수익확대→투자확대·임금상승→가계소득 증가) 전략이 완전히 틀렸다고 본다. 경제정책 초점을 성장보다는 분배에 뒀다.

문 정부는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추진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오류들을 되돌리기 위해선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 정부는 시장의 역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 다소 과장하자면, 시장을 통제하고 훈육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시장논리를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개입하려는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문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정책이다. 강남의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해부터 무려 7차례나 처방전을 내놨지만 무위로 그치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와 가격을 억지로 낮추려 했지만 시장의 역습을 당하고 있다. 게다가 자사고와 외고·국제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을 폐기하면서 기껏 강북으로 분산됐던 수요가 강남으로 유턴하게 만들었다.

일자리안정자금 정책은 시행 초기임에도 존폐논란에 직면했다. 매달 근로자 1인당 13만원을 지원해 준다는 것인데, 신청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 시행 첫 달인 지난달 신청액수는 전체 액수의 0.002%에 불과했다. 시장·기업의 현실을 살펴보지 못한 탓이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하는데 근로자 1인당 4대 보험 비용은 15만원가량이다. 손해를 보면서 정부 정책을 따르려는 기업이 있을 리 없다.

외국인 대주주 양도소득세 강화도 해프닝으로 끝났다. 비거주자·외국법인이 상장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범위를 지분율 25%에서 5% 이상으로 조정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시장을 고려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셀 코리아'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문제가 드러나자 정부는 올 하반기로 시행을 늦추더니 최근에는 시행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

경제정책이 시장과 현실에 부딪히는 것은 당연하다. 정책은 '이론(theory)'일 뿐이지 만능이 아니다.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다 보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현실과 시장에 맞춰 이론을 수정하는 게 올바른 자세다. "내 이론은 틀리지 않는다"는 오만이 가져올 폐해는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청와대와 경제관료들의 인식을 보면 우려를 떨쳐낼 수 없다. 부동산 가격 상승, 일자리안정자금의 실효성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기존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시장이 파격적인 정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차츰 나아질 것이란 인식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만약 끝내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니 고집을 버리길 바란다. 관련 시장과 소통하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정책의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 아니라 용기 있는 결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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