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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중이온가속기 미지연구 관심 필요하다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과기정통부 어떡할래 TF위원장 

입력: 2018-02-11 18:00
[2018년 02월 12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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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중이온가속기 미지연구 관심 필요하다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과기정통부 어떡할래 TF위원장
우주를 이루고 있는 원소들, 특히 철, 금,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된 과정을 규명하는 것은 기초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난제다. 중이온가속기 'RAON(라온)'은 우리나라가 이 숙제를 해결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국가 과학 위상을 제고하고 산업파급효과가 큰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2011년부터 구축하기 시작한 대형 연구시설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미국의 FRIB, 독일의 FAIR, 일본의 RIBF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은 완성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고 사업계획이 도중에 변경될 수 있어 설계완료 단계에서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 그러나 도로나 교량처럼 눈에 보이는 시설은 일반인도 쉽게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반해 과학기술분야의 R&D 사업은 전문가라도 오랜 시간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만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중이온가속기 사업은 세계적인 첨단 기술이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그러나 RAON은 그러한 중간 점검 및 피드백이 부족한 상태였다. 게다가, 해외 설계를 벤치마킹하는 것에 대한 사업 초기의 논란 때문에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핵심기술인 초전도가속관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사업기간이 연장되어 완공 예정 날짜가 2021년으로 변경된 바 있으며, 초전도가속관 등 핵심장치의 개발 지연, 인력 부족, 예산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증폭돼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어떡할래 TF를 통해 RAON 구축사업 추진 중에 제기된 쟁점들과 성공방안을 검토했고 장치 개발 현황을 집중 검토해 자체 개발 중인 초전도가속관의 기술적 난제가 이제는 대부분 해소됐으며, 연구시설을 운용하기 위한 국내 인력이 150명 이상 확보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활용장치 예산을 기본적인 연구가 가능한 수준으로 증액하되, 전체 예산을 재배치해 가속기 장치 및 시설의 전체 사업비를 준수할 수 있는 권고사항을 도출했다. 이렇게 중이온가속기 사업에 대한 그간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었으므로 행정절차를 거쳐 사업이 다시 추진력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RAON은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원소를 핵반응으로 합성하고 그 특성을 밝혀 신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희귀동위원소 생산 시설이다. 따라서 해외 기초과학 선진국의 FRIB, FAIR, RIBF 등의 시설과 경쟁하며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분야는 선진국에서도 최근에야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어 미지의 영역이 아주 넓고, 연구시설들이 비슷한 시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따라서 RAON이 비교우위를 차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국가 간 역할을 잘 분담하여 진행해야 한다. RAON의 설비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에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또한 준비를 마쳐야 하고, 완공 이후의 운영과 연구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RAON은 중성자 대 양성자 비율이 매우 큰 희귀동위원소빔을 발생해 원소의 기원을 연구하고, 원자번호 119번 이상의 초중원소(超重元素)를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해외시설보다 뛰어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RAON에서 우리나라 이름을 딴 새로운 원소를 발견해 내고,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세계적 난제를 해결하는 첨단 연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해 우리나라 최대의 과학시설인 중이온가속기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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