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헌 한국후지제록스 사업전략 본부장
![[발언대] 영화 `1987`의 숨은 `조연`은](http://contents.dt.co.kr/images/201802/2018020902102269607001[1].jpg "[발언대] 영화 `1987`의 숨은 `조연`은")
당시 언론사는 보도지침으로 통제 받아왔다. 덩달아 대학가에서 '작은 윤전기' 역할을 맡게된 '복사기'도 마찬가지로 정권의 감시대상이 됐다. 이를 가리켜 '제록스 펑크(Xerox Punk)의 문자투쟁'이라 일컫는다. 실제로 복사기는 온갖 정치 유인물의 공유·확산을 위한 최적의 도구였다. 고속 대량 인쇄를 통해 '민주화 투쟁' 소식을 빠르게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민주항쟁 1여 년 전인 1986년 3월 기준으로 한 달에 7만8000매에 달하는 운동권 유인물이 복사기를 통해 쏟아져 나왔다는 기록이 실존한다. 복사기가 민주화 항쟁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도구였던 셈이다. 민주 항쟁에 있어 복사기술이 역사적 분기점, 그 한 가운데 있었다.
1970년 중반까지 복사기는 대중적인 장비가 아닌 값비싼 행정장비에 불과했다. 일반인들은 등사판 인쇄에 주로 의존했다. 이 인쇄방식은 수작업으로 진행돼 인쇄 속도가 상당히 느리고 품도 많이 들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보급형 인쇄기가 시중에 대거 출시됐다. 이로 인해 가격이 현저하게 떨어진 복사기는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등사판 인쇄와는 비교 안 될 속도로 출력물을 생산해 속도와 생산력 모두 월등히 높았다. 특히 소량의 인쇄물도 찍어낼 수 있어 더욱 각광을 받았다.
대학가에 복사기가 선풍적으로 확산된 것은 '전두환 신군부의 교육정책'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1981년 졸업정원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입학 정원이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로 인해 대학가에 유통되는 자금도 덩달아 증가했다.
그 결과, 비싼 값을 주고 원서를 구입하기 보다 값싼 복사본을 구입하려는 행렬이 확산됐다. 저작권 인식이 없던 당시 불법 복제에 대한 죄책감은 없었다. 심지어 제도권 출판계에서도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이른바 해적판 복제본을 거침없이 찍어냈다. 여기에 정권의 금서(禁書)제도가 민중의 열망과 관심에 기름을 부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에서 복사기가 더욱 주목을 받은 요인으로 민중의 학습효과도 반영됐다. 앞서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민중은 복사기를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로 인식했다.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한 획을 그었던 보급형 인쇄기는 이후로도 지속적인 기술발전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가 사용 중인 제록스 복사기는 당시보다 월등한 수준의 양질의 출력물을 제공하고 있다.
여전히 제록스 복사기는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찾으며 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후지제록스는 'CSR은 경영 그 자체다'라는 제록스의 이념과 언행일치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후지제록스는 고객사의 경영과제를 정확하게 파악해 최적화된 문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하는 솔루션·서비스 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경영철학인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사람들 간의 이해 증진을 지향하며, 실천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식의 창조와 활용을 위한 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세계의 상호 신뢰와 문화 발전에 공헌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미션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후지제록스의 행보가 인류의 기쁨을 실현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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