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게임 등 10업종 중심
건수 줄고 금액 늘어… 전략변화
91조8622억 규모 미국도 앞질러
건수 줄고 금액 늘어… 전략변화
91조8622억 규모 미국도 앞질러
5일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창업보에 따르면 중국 내 작년 벤처투자 규모는 1분기 2411억위안, 2분기 2071억위안, 3분기 1462억위안, 4분기 1488억위안 등 총 7432억위안에 달했다. 원화로는 128조5736억원 규모다.
투자는 전자상거래·게임·의료건강·금융·교육·교통 등 10개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지난 2016년에는 3116건의 투자가 이뤄졌지만 작년에는 1385건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투자는 2016년 대비 21조원 늘었지만 투자 건은 오히려 감소해 중국의 투자 풍토도 '기관총 전략'에서 성장성 위주의 '스나이퍼 전략'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시별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순으로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
신동원 네오플라이차이나 대표는 "중국도 투자업계가 보수화돼 잠재력뿐 아니라 성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IT 대기업이 벤처생태계를 주도하는 상황으로, 한국에서도 네이버나 카카오 등이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등 자신들의 생태계를 과감히 오픈해 개별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지난해 벤처투자는 미국 투자규모를 크게 앞질렀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와 리서치 회사인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벤처투자는 8035개 기업 대상 842억달러, 원화로 91조862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이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중국의 투자규모는 국내 벤처투자의 50배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총 2조380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지만 중국과 한국 간 다른 창업지표와 비교하면 큰 격차가 드러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에서 새로 생겨난 기업은 552만8000개로 전년 대비 24.5% 증가했다. 중국의 대학졸업생 61만5000명 중 창업자 비율은 8%에 달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 신규 기업은 9만6155개(2016년 기준)로 2.5%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고, 대졸 창업자는 전체의 0.8% 수준인 4626명(2015년 기준)에 그쳤다. 중국 내 스타트업 창업이 국내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활발할 뿐만 아니라 중국 스타트업들이 국내 기업에 비해 초기에 훨씬 탄탄한 투자를 받아서 성장 기반을 갖춰 출발함을 의미한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조사기관별 투자규모 조사결과에 차이는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투자가'가 집계한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총 173조원, 중국의 '징데이터' 조사결과는 84조원이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의 투자 집계는 투자회사가 벤처기업에 얼마 투자했는지 민간기관이 조사하는 구조"라며 "최근 발표한 중기부 자료는 모태펀드 출자 여부와 무관하게 창업지원법에 의한 창업투자조합, 벤처특별법에 의한 벤처투자조합이 투자한 합계로 법에 따라 등록 신고한 전체 투자통계"라고 설명했다.
선전(중국)=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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