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이유로 비상계단 이용 막아
정규직보다 퇴근 늦고 휴가 제한
IT외주개발자, 청와대 감사 청원
정규직보다 퇴근 늦고 휴가 제한
IT외주개발자, 청와대 감사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1월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산업은행 IT본부의 소방안전 위험의 실태 및 불법적 노동 강요에 대한 감사요청'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IT 외주 개발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별관(8층 건물)에서 근무하는데, 은행 정규직원은 비상계단을 자유롭게 통행하는 반면 외주직원은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라는 불합리한 제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규직은 비상계단으로 보안검색대가 없는 지하주차장까지 이동할 수 있으나 외주직원은 반드시 1층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므로 비상계단 이용을 제한받고 있다는 것. 청원인은 화재가 발생하면 비상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외주직원은 생명이 위태로워진다며 은행 측의 보안규정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행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개발자는 외주직원은 정규직 근무시간(09∼18시)보다 30분 일찍 출퇴근해 1시간을 더 근무하고, 연차 이용일수는 8일로 제한받고 있다며 산업은행의 '갑질'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청와대 청원 글을 확인했고 지금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내용의 청원글이 SW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31일 기준 2500명이 동의 버튼을 눌렀다. 청원에 참여한 사람들은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차 이용일수 3∼5일 제한 등 '슈퍼 갑질'을 털어놓으며 IT 외주 개발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IT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산업은행은 다른 은행이나 프로젝트에 비하면 IT 외주 개발 여건이나 대우가 좋은 편으로 알려진 곳"이라며 "과기정통부에서 IT 외주 개발에 대한 원격근무 등 개선방안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생태계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할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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