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대학경쟁력이 미래 국가 경쟁력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1/2018013002102351607001[1].jpg "[시론] 대학경쟁력이 미래 국가 경쟁력이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세계 대학 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대학들이 여전히 미국과 유럽 대학에 경쟁력 면에서 뒤지고 있고 이제는 중국 대학에게도 서서히 순위 면에서 밀려나고 있다. 2018 더 타임즈(The Times) 세계 100대 대학에는 미국,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 캐나다, 중국 및 홍콩, 호주, 독일, 스웨덴, 일본,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한국, 핀란드 대학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2018년 QS 세계 100대 대학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 호주, 중국 및 홍콩, 일본, 캐나다, 한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아르헨티나, 핀란드, 러시아이다. 더 타임즈와 QS의 세계 100대 대학에 포함된 대학들은 평가 방법에 차이가 있기에 많이 다르지만, 국가의 경우 몇 개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이와 같이세계 100대 대학 평가를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학은 거의 선진국 대학들이다. 영국 연구기관인 Cebr이 발표한 2031년 GDP 규모에 의한 10대 국가 순위는 중국, 미국, 인도, 일본, 독일, 영국, 한국, 브라질, 프랑스, 캐나다 순이다. 2018년 더 타임즈의 세계 100대 대학은 중국 및 홍콩 대학이 27위 북경대학을 포함한 6개 대학, 미국 대학이 3위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를 비롯한 41개 대학, 일본의 경우 2개 대학으로 46위 동경대학과 74위 교토대학이다. 독일 대학은 45위 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를 비롯한 9개 대학, 그리고 영국은 1위 옥스포드대학을 비롯한 11개 대학, 프랑스는 72위 Paris Sciences et Lettres, 캐나다는 22위 토론토대학을 포함한 4개 대학이다. 한국의 경우 74위 서울대학교와 95위 카이스트가 더 타임즈 세계 100대 대학에 포함돼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가 선진국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우리 대학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계 100대학 순위와 2031년 예상 경제규모를 통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선진국으로 세계 열강들과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왕관 속의 보석과 같은 지성의 전당인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1960년대부터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인 인재를 양성해 우리사회에 공급한 우리 대학의 현 주소는 어떠한가? 비록 더 타임즈 세계 100대 대학에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가 포함됐지만 경쟁력 순위가 두 대학 모두 중국과 일본대학에 뒤처지고 있고, 서울대학교의 경우 2017년 평가 72위에서 2018년 74위로, 카이스트의 경우 89위에서 95위로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IMD가 발표한 2017년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한국은 29위다. 2031년 우리 경제규모가 7위로 Cebr은 예측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재 국가경쟁력은 29위다. 이와 같은 미래 경제규모와 현재 국가경쟁력의 차이를 메워줄 주체가 바로 우리 대학들이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발전의 엔진이었던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야만 우리의 희망찬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
우리 대학이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 100대 대학에 적어도 5개 대학 이상 포함돼야 한다. 현재 대학 교육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을 세계 100대 대학 후보에게 배려해야 한다. 입학, 교육 및 연구 제도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우리 대학의 경쟁력 제고는 더 이상 창출될 수 없다.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와 중국의 자강주의에서 비롯된 글로벌 패권주의가 세계 경제 및 정치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글로벌 G2시대에 우리나라의 위상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리 정부는 물론 사회도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만약 우리대학마저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발전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우리 대학은 다시 한번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대학은 학문의 최고 전당이고 우리 사회를 이끌고 갈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도량이다. 따라서 산업화, 민주화를 겪으면서 잃었던 우리 대학의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발전할수록 한국 교수 및 전문가들의 이론이나 패러다임보다는 우리사회는 해외 석학들의 이야기에 먼저 귀 기울이고 있다. 물론 우리가 개방하면 할수록 세상과 협력 발전할 수 있는 더 큰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석학을 초청한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우리가 개최하는 국내 학회에는 본인의 발표나 토론만 끝내고 학회를 떠나는 학자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또한 우리 대학 교수도 세계적인 학회에서 존경받는 학자로 자리매김 할만도 한데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제아무리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과 같은 열강들이 우리를 압박해도, 세계 학회에서 존경받는 한국 학자가 많다면 우리의 수월성에 대해 세계가 스스로 인정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구성원은 대학의 본질을 찾기 위한 교육과 연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 대학이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은 한강의 기적 못지 않은 기적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대학 혁신에 대한 절대적인 지원과 대학 스스로의 과감한 변화 없이는 초 경쟁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 대학은 더이상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없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