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심적압박 지나친 행위" vs "완벽한 청소 의미 강제성 없어"
일본 신칸센 '목례 퍼포먼스'… 하버드대 MBA스쿨 필수 교재로 채택
SRT이용객, 인사중단 민원 제기… SR "청소업체서 고급 서비스 제안"
코레일-SR 통합 이슈에 좌석 부족 미해결 등 서비스 정체 우려목소리
일본 신칸센 '목례 퍼포먼스'… 하버드대 MBA스쿨 필수 교재로 채택
SRT이용객, 인사중단 민원 제기… SR "청소업체서 고급 서비스 제안"
코레일-SR 통합 이슈에 좌석 부족 미해결 등 서비스 정체 우려목소리
![[어떻게 생각하세요] SRT 청소노동자 ‘목례서비스’논란](http://contents.dt.co.kr/images/201801/2018012502101876036001[1].jpg "[어떻게 생각하세요] SRT 청소노동자 ‘목례서비스’논란")
철도의 나라 일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신칸센의 서비스인 7분간의 청소작업은 하버드 교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7분간의 신칸센 극장'으로 불리는 이들의 퍼포먼스는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면 10량 기준 22명의 직원이 일제히 목례로 인사하고 승객이 내리면 큰 비닐을 들고 하차 인사를 하면서 승객이 손에 들고 있는 쓰레기를 받는 것입니다. 이후 대기하던 직원들이 신속히 들어가 열차 내부를 청소하고 승차 준비가 끝나면 다시 차량 옆에 정렬해 인사합니다. 이 서비스는 하버드대 MBA스쿨에서 필수 교재로 채택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12월 개통된 수서발고속철도(SRT)에서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최근 한 언론사의 독자가 페이스북에 SRT 수서역 청소 노동자가 열차를 향해 인사하는 장면을 공개해 정식 문제 삼으면서 갑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선진화된 열차 서비스를 받으면 안 되는 걸까요.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SR 청소노동자 과잉 인사 서비스 도마위=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한 언론사의 독자인 박 모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SRT 수서역 청소노동자가 열차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글과 함께 게재했습니다. 박 씨는 수서역사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올 시간이 되면 청소노동자 8명이 객실 간격에 맞춰 일렬로 서 있다가 기관차가 20m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면 인사를 시작해 열차가 멈춰 설 때까지 반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에는 장거리 운행으로 고생하는 기관사에 대한 헌사의 의미라고 생각했지만 기관차가 지나간 후에도 인사하는 모습은 친절도 겸손도 아닌 지나친 행위라는 게 박 씨의 지적입니다. 지나가는 열차를 향해 인사를 하는 것은 자칫 객실을 정리 정돈하는 노동자의 자아에 심적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박씨의 글은 누리꾼들로부터 공감을 얻었고 이에 일부 SRT 이용객들은 운영사인 SR에 청소노동자들의 인사를 멈춰달라는 민원을 넣었습니다.
SR에 관련 내용을 문의해보니 갑질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서비스는 SR이 진행한 청소업체 외부 공모에서 현재 계약 중인 청소업체가 '15분 서비스'라고 부르는 고급 서비스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깨끗한 유니폼을 입은 청소 노동자들이 열차 정차 시간인 15분 안에 열차 청소를 완벽하게 마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서비스 안에는 논란이 된 인사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 SR측의 반박입니다.
인사 서비스에 강제성은 없었으며 오히려 과거에 비슷한 항의가 있어 1개월 정도 인사를 중단했더니 고객들이 "왜 인사를 안 하느냐"는 항의를 제기해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선진화된 철도서비스 다시 후퇴하나=2016년 12월 SR이 개통된 이후로 국내 철도 서비스는 가격은 저렴해진 데 반해 고급 서비스로 개선됐습니다. SR은 SRT개통 이후 양질의 서비스를 쏟아냈습니다. 코레일의 KTX보다 평균 10%의 저렴한 운임비, 모든 좌석 리클라이닝 시트, 모든 좌석 콘센트 및 미색 LED 조명, 출·도착 알림 기능 등이 포함된 앱, 항공기형 선반 등 서비스 등을 내놨습니다.
코레일은 이 서비스와 경쟁 개념의 서비스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자체적으로 폐지했던 KTX 마일리지 제도를 부활시켰습니다. 탑승객 승차권 결제 금액의 5∼11%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티켓구입 등에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2월에는 앱을 통해 마일리지 특실 업그레이드(50% 할인) 서비스를 도입했고 6월에는 마일리지로 취소수수료를 낼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코레일-SR 통합 이슈로 철도 서비스가 더 이상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거나 당면 과제인 좌석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정체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SR 공공기관 지정을 논의합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공공기관이 50% 이상 지분을 갖거나 30% 이상의 지분으로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공운위 심의를 거쳐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SR은 100%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 지분의 41%는 코레일이 갖고 있고 나머지 59%는 사학연금(31.5%), 중소기업은행(15%), 산업은행(12.5%)이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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