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자국 장비 채용시 세금 환급
펀드 지원받아 공격적 M&A도
일, OLED 패널 전문업체 설립
세계 점유율 1위 소재기업 13곳
국내 장비업계 별도 지원책 없어
공정거래법 발목… 상생협력 그쳐
펀드 지원받아 공격적 M&A도
일, OLED 패널 전문업체 설립
세계 점유율 1위 소재기업 13곳
국내 장비업계 별도 지원책 없어
공정거래법 발목… 상생협력 그쳐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키워라(중)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산업도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이에 발맞춰 일본과 중국은 적극적 육성 정책으로 자국 산업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 관련 업계는 제대로 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국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디스플레이용 패널 산업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등 후방산업 국산화를 위한 보조금, 관세 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디스플레이 생산장비 자급률 확대를 위해 자국 장비를 채용하는 기업에 최대 12% 수준의 세금 환급 혜택을 준다. 또 6세대 이하 수입 유리기판의 경우, 관세율을 기존 4%에서 6%로, 편광판은 6%에서 8%로 인상하는 등 자국 디스플레이 후방산업을 어떻게든 키우기 위해 각종 정책적 수단 동원을 마다하지 않는다.
일본은 강력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재팬디스플레이(JDI)는 OLED 패널 전문 업체인 JOLED를 최근 설립했다. 산업혁신기구로부터 7630억원을 지원받아 올해 3분기부터 6세대 OLED 패널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일본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금액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대에 이른다. 소재는 더 강력해 2013년 기준으로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일본 업체만 13개에 이른다. 우리나라 업체는 5개다. 그나마 기술 난이도가 낮은 후공정용 소재 쪽에 집중된다.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도 정부 적극적인 지원을 앞세운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중국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의 총 매출은 110억 달러로 68억 달러를 기록한 작년보다 61.5%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2016년만 해도 3위였지만 올해는 한국(133억 달러)을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마련한 1200억 위안(약 21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 등을 앞세워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 JCET가 싱가포르 후공정 업체인 STATS 칩팩(ChipPAC)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인수·합병(M&A)에도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관련 업계가 체감할 만한 지원책이 딱히 없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있지만, 이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장비 업체에 별도로 지원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예산을 137억원 증액한 720억원으로 정했지만, 실제 국산 소재·부품 기술력 강화에 얼마나 쓰일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품 제조사는 제품 경쟁력이 우선이기 때문에 굳이 억지로 국산 제품을 쓸 수가 없다"며 "또 소재·부품 업체에 직접 지원할 경우, 공정 거래법 위배 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협력사와 기본적인 상생 활동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적인 유인책을 써 소재·부품·장비 등 뿌리 산업을 키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공정 재료 시장은 490억 달러(약 52조5000억원)로 작년보다 약 3% 늘어날 전망이다.
박정일·김은 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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