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공개채용 과정에서 특정 응시자를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북부지법 최종진 영장전담 판사는 19일 "범죄혐의 소명 정도 및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수사 진행 경과(압수수색 및 관련자 진술 확보), 개인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할 사유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이 전 행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우리은행 전직 임원인 A 씨에 대한 영장도 기각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전 행장은 2015∼2017년 우리은행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총 30여 명을 부정하게 채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은행 전·현직 고위 인사의 자녀나 친인척 등을 특혜 채용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1월부터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우리은행 인사팀의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 보고서를 보면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응시자 16명의 이름, 성별, 출신학교, 추천인이 기록돼 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당초 의혹이 제기됐던 2016년 채용뿐 아니라 2015·2017년 채용에서도 불공정한 특혜가 있었다고 보고 이 전 행장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 전 행장은 서울북부지검 구치감 건물에서 결과를 기다리다 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오후 8시 5분께 귀가했다. 이 전 행장은 청사를 떠나기 전 "앞으로도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우리은행 공개채용 과정에서 일부 직원을 특혜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광구 전 행장이 19일 오후 서울북부지검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검찰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