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인디뮤지션과 SNS

이주환 오렌지비즈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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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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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인디뮤지션과 SNS
이주환 오렌지비즈컴 대표
언제나 그랬듯이 습관처럼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들여다보다가 처음 들어본 가수의 이름이 맨 윗자리에 자리 잡아 있는 것을 보고 시선이 고정됐다. 곧 다른 사이트들의 차트도 꼼꼼히 찾아보았고, '장덕철'이라는 생소한 남자가수가 누구인지 포털사이트에 검색도 하게 되었다. '장덕철'은 알고보니 남자 솔로가수가 아니라 멤버들의 이름 철자를 하나씩 딴 인디그룹이었다.

게다가 '그날처럼'은 최신곡도 아니고 작년 11월에 발표한 노래로 1위를 하게 된 이유가 더욱 궁금했다. 요즘은 유명 가수나 인기 아이돌그룹도 앨범 발매 직후가 아닌 이상 몇 개월이 지난 노래가 특별한 이슈가 아닌 이상은 1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0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만큼 새로운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국내 음원시장의 흐름이 반영된 것이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라고 생각한다.

'장덕철'의 '그날처럼'의 1위의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는 각종 기사와 SNS를 찾아보니 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있었다. '장덕철' 멤버의 SNS에서 시작된 파장이 이슈를 만들었다는 얘기와 남녀간의 갈등이 빚을 수 있는 논쟁, 이에 따른 관심이 커졌다는 얘기도 있고 1위를 하면 멤버가 먹거리를 쏘겠다는 얘기도 있었다는 등 다양했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SNS의 파급력에 따른 대중성과 인기가 노래의 1위 등극을 가능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날처럼' 말고도 소위 차트 역주행이라고 불리는 곡들은 최근에도 몇곡 있었다. 윤종신 '좋니'나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래'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그들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라는 인디뮤지션은 좀처럼 출연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 역주행의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날처럼'은 단 한 번의 방송 무대 없이 다수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역주행이지만 다른 차원의 역주행이라고 하고 싶다.나 역시 10여전에 '장덕철' 만큼의 엄청난 인기는 아니지만 약간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10년전 당시의 대세 SNS라고 할만한 미니홈피를 다수가 이용하던 시절인데 내가 발표한 노래 '그리워서'가 미니홈피 BGM차트 1위를 차지해 그 달에 미니홈피 뮤직어워드 신인상을 차지한 것이다. 나 역시 인디뮤지션으로서 여건상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미니홈피를 방문했다가 배경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좋은 노래는 입소문을 통해 1위까지 할 수 있던 시절의 호재를 만난 것이었다.

하지만 미니홈피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 노출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인지도 높은 가수들의 음악만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서 좋은 음악은 대중들이 알아서 찾아 듣는 얘기는 옛말이 됐다

이런 시대에 '장덕철'의 1위 등극은 더욱 값어치가 빛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TV로 대표되는 전통 미디어의 힘이 아니라 SNS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적극적으로 어필되고 이것이 큰 파장을 불러온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