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에너지환경분과 위원장
![[포럼] 연료전지 수익환경 만들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1/2018011802102251800001[1].jpg "[포럼] 연료전지 수익환경 만들어야")
연료전지는 수소를 물의 열분해나 전기분해를 통해 무한하게 얻을 수 있고, 이산화탄소나 공해물질이 원천적으로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미래형 친환경발전으로 간주된다. 또한 종합 플랜트 엔지니어링의 특성을 가진 연료전지는 전기뿐 아니라 물과 열이 부수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담수설비, 스팀발전, 가스발전, 이산화탄소 회수기술 등과 융복합을 통해 플랜트의 총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지난 20여 년간 정부의 지원정책을 통해 연료전지 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가정용 등 자가용 설비에 대한 설치보조금 지원, 공공건물에 대한 의무설치제도, 중대형 발전용에 적용되는 RPS 제도(신재생의무할당제도: 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등 지원방법과 지원의 폭을 넓게 시행하고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는 현재 2200대 이상 보급됐고 건물용 연료전지도 2400대 이상이 보급됐다. 매년 2배 가깝게 성장하는 태양광시장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초고효율 융복합제품 개발의 여지가 큰 연료전지의 초기성장세로 지난 10년간 평균 15%는 그 의미가 크다.
정부는 지난 30여년간 연료전지 관련 과제에 6700여 억원을 투자하는 등 소재 부품개발에서 대형 실증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기초기반 구축을 지원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과 산업인프라가 한국에 구축됐다. 그런데 최근 연료전지 산업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가정용을 공급하던 회사가 사업을 포기하거나, 대형발전용 연료전지 제조회사가 납품을 꺼려한다. 필자가 그 이유를 분석해 보니, 첫째 1세대 제품기술이 시장의 요구속도를 따르지 못한 것에서 기인했다. 한마디로 효율향상, 수명연장, 최적운전 등 원천기술의 부족한 이유다. 둘째, 연료전지 상용제품의 원가절감이 한계에 접근해 가고 있다. 소재부품산업의 육성이 부진한 탓도 있고,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자동화 대량생산설비의 개발에 대한 투자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다.
연료전지산업의 유기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매년 계속되는 산업계의 제안이지만, 발전용 가스요금 적용이 100MW 이상 대형발전소에 적용되고, 연료전지 발전에는 상대적으로 12% 이상 비싼 열병합발전용이나 가정용 가스요금이 적용된다. 이러한 현 제도의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규모가 작은 분산발전일수록 발전용 집단에너지사업자에 적용되는 낮은 요금을 적용하거나 연료전지발전에 적용될 요금제를 용량별로 따로 규정하는 가스요금 적용제 관련 법·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민간 주도의 R&D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2세대 기술 진화를 위한 포석을 구축하는 일에는 아직 정부의 투자가 절실하다. 국내에서는 중대형 연료전지 발전비용의 60~70%를 연료비가 차지하는데, 가스비의 변동률도 심한 편이다. 1~2kW급 가정용 연료전지 인증제품에 대해 정부는 최대 70% 정도의 설치보조금이 매년 축소되고 있다. 이 보다는 가정용 연료전지에도 적정한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계수: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부여하고 이웃간 거래 등 에너지신산업분야에 포함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가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 건물용에도 발전량에 적정한 REC를 부여해서 정상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고, 수요관리사업(DR: Demand Response)에 참여시켜 수익구조도 개선하면서 가동률을 높이는 제도 개선은 고부가가치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클 것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로 대변되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과 4차 산업혁명기술을 이용한 에너지신산업의 활성화에 2020년까지 42조 투자계획에 있다. 이에 따르는 급격한 에너지믹스의 변화에 가스이용기술의 첨단인 연료전지의 활용도는 넓고, 그 효과도 매우 크다. 아울러 연관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료전지 산업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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