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퍼런스콜서 아이폰 언급 우려
애플 심기 고려해 결정한 듯
"주주와 소통창구 없애다니…"
애플 심기 고려해 결정한 듯
"주주와 소통창구 없애다니…"
LG이노텍이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해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을 하지 않기로 갑자기 결정해 주주들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X 등에 납품하는 카메라 모듈 등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자, 애플 눈치를 보느라 정작 주주와 소통 창구를 막아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오는 23일로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별도의 콘퍼런스 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콘퍼런스 콜은 실적 등 주요 경영상황과 관련해 전화나 인터넷으로 기업의 주요 경영진과 투자자 간 공개 질의 응답하는 행사다. LG이노텍은 2016년 1분기 실적발표 때부터 별도의 실적 발표회를 열지 않고 콘퍼런스 콜로 대체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콘퍼런스 콜에서 아이폰 관련 언급이 나오는 것에 애플의 불편한 심기를 고려해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 8일 모바일용 카메라모듈과 신기술 모듈 사업을 위해 8737억원을 내년말까지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업계는 애플이 아이폰 차기 모델에 듀얼 카메라와 3차원 얼굴인식 등 센싱 모듈을 LG이노텍에서 공급받기로 하고, 선결제한 자금으로 생산설비 확장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했다.
LG이노텍이 콘퍼런스 콜을 중단하에 따라 애플 공급 상황뿐 아니라 다른 경영 현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창구까지 사라졌다. LG이노텍은 애플 수주 효과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사업은 순항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 실적은 부진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카메라 모듈을 주력으로 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5%나 늘어난 데 비해 전장부품 사업은 13% 늘었고 기판 소재는 정체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광학솔루션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전장부품과 LED 조명 사업부는 영업적자인 상황이다.
공장 가동률 역시 줄고 있다. 작년 3분기 전장부품용 모터·센서 공장 가동률은 47.4%로 2016년 52.8%보다 5.4%포인트 줄었다. LED는 같은 기간 77.8%에서 68.8%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는 "콘퍼런스 콜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 외엔 전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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