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IT제품 상위 10개 불과
스마트폰 중심 무선전화기 품목
한·중간 수출금액 격차 벌어져
"드론·전기차 등 신산업 빠른성장
IT제조경쟁력 한국 위협할 수준"
스마트폰 중심 무선전화기 품목
한·중간 수출금액 격차 벌어져
"드론·전기차 등 신산업 빠른성장
IT제조경쟁력 한국 위협할 수준"
중국이 IT(정보기술) 수출 강국 입지를 굳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제품뿐 아니라 드론이나 전기차 등 IT 신산업 분야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나타내면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한국무역협회 트레이드내비가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개 품목 가운데 16개가 IT 관련 제품 또는 부품으로 집계됐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의 수출 상위 20개 품목 중 IT 관련한 것은 10개에 불과했다.
작년 중국 전체 수출에서 IT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역시 무려 23.5%에 달했다. 우리나라 작년 IT 수출비중도 25%로 중국 못지 않지만,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를 빼면 비중은 14.7%로 뚝 떨어진다. 메모리반도체 수출 호조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이 IT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무선통신망용 전화기 품목에서 중국과 한국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이 품목의 우리나라 수출액은 2013년 131억7536만 달러에서 작년 11월 말 기준 65억612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반대로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금액은 956억4236만 달러에서 1088억4890억 달러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IT 기업의 생산 기지였던 중국이 이젠 자국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출을 늘리는 반면 삼성·LG전자 등 국내 주요 IT 제조사들은 역으로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히 생산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IT 제조 경쟁력 자체가 한국을 위협할 만큼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가전제품이나 중저가 휴대전화, 컴퓨터 등은 중국이 이미 신흥시장을 장악했고, 세계 주요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신산업 품목에서도 드론이나 전기차 등 우리나라가 규제 때문에 키우지 못하는 것들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나 IT 제품 생산공장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늘었던 부품 수출도 이제는 중국 현지 부품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 방문한 국내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은 하나같이 중국의 기술이 한국을 넘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중국은 첨단 기술 분야는 물론 모든 산업에서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고 말했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중국의 성장 요인으로 "(산업에 대한)규제가 적은 것도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꼽았다.
한편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무역액이 전년보다 11.4% 증가한 4조10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7.9% 늘어난 2조2635억 달러, 수입은 15.9% 증가한 1조8410억 달러였다. 중국은 이 같은 교역 확대에 힘입어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애초 예상보다 0.4%포인트가량 늘어난 6.9%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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